제3시선 – SK hynix Newsroom 'SK하이닉스 뉴스룸'은 SK하이닉스의 다양한 소식과 반도체 시장의 변화하는 트렌드를 전달합니다 Fri, 14 Feb 2025 00:39:36 +0000 ko-KR hourly 1 https://wordpress.org/?v=6.7.1 https://skhynix-prd-data.s3.ap-northeast-2.amazonaws.com/wp-content/uploads/2024/12/ico_favi-150x150.png 제3시선 – SK hynix Newsroom 32 32 [제3시선, 최고가 최고를 만나다 with 김범준 교수] 보이지 않아도 모든 곳에 존재하는 물리학과 반도체 (4/4, 완결) /thirds-eyes-kimbeomjun-4/ /thirds-eyes-kimbeomjun-4/#respond Thu, 14 Dec 2023 15:00:00 +0000 http://localhost:8080/thirds-eyes-kimbeomjun-4/

제3시선, 최고가 최고를 만나다

‘제3시선, 최고가 최고를 만나다’는 과학·기술 분야 최고의 전문가들이 서로의 분야에서 공통의 주제를 이야기하며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을 넓혀가는 연재 콘텐츠입니다. 과학계의 최고 전문가와 최고의 ICT 기술을 만들어 내는 SK하이닉스 구성원 간의 대담을 통해 어렵게만 느껴졌던 반도체를 더욱 쉽게 만나볼 수 있습니다.

이번 시리즈에서는 국내 최고의 물리학 전문가인 김범준 성균관대학교 물리학과 교수와 SK하이닉스 구성원(김환영 TL, 민태원 TL, 임경선 TL, 조상혁 TL)들이 만나 정보의 기본단위가 0과 1로 처리되는 현재의 반도체를 물리학의 관점에서 이야기할 예정입니다. 이와 함께, 두 개 이상의 양자 상태가 합쳐진 ‘양자 중첩’ 현상을 활용해 0과 1이 동시에 처리되는 양자컴퓨터 등 미래 반도체 기술에 적용되는 물리학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까지, 총 4편에 걸쳐 다룰 예정입니다. 김범준 교수와 SK하이닉스 구성원들이 나누는 반도체, 물리학 그리고 양자역학에 대한 마지막 이야기. 지금부터 함께하겠습니다. (편집자 주)

지금까지 김범준 교수와 SK하이닉스 구성원들이 나눈 물리학과 반도체에 관한 이야기를 함께 살펴봤다. 인류는 물리학을 통해 도체와 부도체, 반도체, 초전도체의 물성을 정립할 수 있었으며 양자역학을 통해 원자와 전자 단위의 미시세계의 운동을 파악할 수 있었다. 또한, 물리학을 통해 반도체와 컴퓨터를 만들었고, 이러한 것들은 인류의 역사를 바꾸었다. 인류 문명의 발전 그 모든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던 물리학은 우리의 미래를 만들어가는 데도 여전히 핵심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김범준 교수와 SK하이닉스 구성원들의 대담 그 마지막 이야기는 이들이 생각하고 있는 물리학과 반도체의 관계 그리고 미래 반도체를 새롭게 만들어갈 물리학 후배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담았다.

▲ 뉴로모픽 반도체의 원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임경선 TL, 김환영 TL, 민태원 TL, 김범준 교수, 조상혁 TL(왼쪽부터)

인공지능을 위한 뉴로모픽 반도체

김범준 교수 과학 기술의 발전은 컴퓨터의 성능을 비약적으로 향상시켰는데요. 앞서 우리가 이야기 나눴던 양자컴퓨터[관련기사]의 등장 역시 과학 기술의 발전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양자컴퓨터는 분명 우리의 미래를 변화시킬 중요한 기술이 되겠지만, 이러한 기대를 받는 것이 양자컴퓨터만은 아니죠?

민태원 TL 챗GPT를 중심으로 다양한 형태의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AI)이 큰 관심을 끌고 있는 최근에는 더 효율적인 인공지능 학습을 위한 반도체들이 개발되고 있습니다. 앞서 양자컴퓨터를 이야기하면서 간단히 언급되긴 했지만, 인공지능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병렬 연산을 통한 빠른 연산이 중요해지고 있거든요. 이 때문에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 모델은 대부분 GPU(Graphic Processor Unit, 그래픽 처리 장치)를 통한 병렬 연산 방식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SK하이닉스가 개발하고 생산하는 HBM(High Bandwidth Memory)*은 초고성능 GPU에 탑재돼 연산 속도 향상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PIM(Processing in Memory)*과 같이 메모리 반도체에 연산 능력을 더한 제품들도 인공지능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죠.

* HBM(High Bandwidth Memory, 고대역폭메모리):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해 기존 D램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혁신적으로 끌어올린 고부가가치, 고성능 제품. HBM은 1세대(HBM)-2세대(HBM2)-3세대(HBM2E)-4세대(HBM3)-5세대(HBM3E) 순으로 개발됨. HBM3E는 HBM3의 확장(Extended) 버전
* PIM(Processing in Memory, 지능형 반도체): 메모리 반도체에 연산 기능을 더해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처리 분야에서 데이터 이동 정체 문제를 풀 수 있는 차세대 기술

임경선 TL 현재의 인공지능 수준을 구현하기 위한 새로운 방법으로 등장한 것이 바로 인공신경망[관련기사]인데요. 챗GPT를 개발한 오픈AI(Open AI)를 비롯해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저마다 HBM이 탑재된 고성능 GPU나 인공지능을 위한 자체 연산장치를 개발, 적용하고 있습니다. 현재 구글의 경우를 보면, 인공지능 연산장치인 TPU*(Tensor Processing Units) 등을 활용해 인공지능을 구현하고 있습니다.

* TPU(Tensor Processing Units): 구글의 AI(머신러닝) 엔진인 텐서 플로우에 최적화된 인공지능 반도체로 구글이 자체 개발했다.

▲ 각종 반도체의 종류별 포함 관계

김범준 교수 맞습니다. 마침 제가 신경과학*도 연구하고 있어 인공신경망을 활용하는 인공지능에도 관심이 많은데요. 최근 인공지능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게 된 이유는 사람의 신경망을 모방한 인공신경망을 활용했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뇌에는 약 천억 개 정도의 신경세포가 다른 신경세포와 연결돼 신호를 주고받는데요. 이러한 구조를 우리는 흔히 ‘시냅스(Synapse)’라고 부릅니다.

뇌가 신경망을 통해 각 신경세포에 전기를 통하게 하거나(디지털 회로값 ‘1’) 통하게 하지 않는(디지털 회로값 ‘0’) 방식을 통해 정보를 전달하는 것인데, 약 천억 개의 신경세포를 통해 연산을 수행하죠. 방대한 양의 신경세포가 동시에 서로 전기 신호를 주고받으며 정보를 처리하는 것이 핵심인데요. 인공신경망도 이와 유사한 방법으로 GPU나 TPU와 같이 병렬 연산에 유리한 연산장치를 통해 동시에 정보를 처리하게 됩니다.

* 신경과학(神經科學, Neuroscience): 뇌를 포함한 모든 신경계에 대해 연구하는 학문으로 생물학의 일부로 분류되고 있지만 현재 인공지능 분야에서 물리학을 기반으로 관련 다양한 주제가 연구되고 있다.

김환영 TL 물론 GPU나 TPU와 같은 연산장치가 병렬 연산에 유리하기 때문에 인공신경망 구현에 적합한 장치입니다. 하지만 폰노이만 구조로서의 한계가 있는데요. 폰노이만 구조에서는 메모리 간의 정보 이동 과정 중 오버헤드* 문제가 발생하며 연산 속도가 느려지기도 합니다. 최근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개발되고 있는 것이 뉴로모픽(Neuromorphic) 반도체입니다. 아직은 기술적으로 완벽하진 않지만 과학 기술의 발전으로 가까운 미래에 뉴로모픽 반도체가 상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최근 뉴로모픽 반도체와 관련해 다양한 물리적 현상에 기반하여 개발되고 있는데요. 대표적으로 가중치를 저장했다가 읽어오는 방식을 구현하는 실리콘 기반 CMOS(Complementary Metal-Oxide Semiconductor) 트랜지스터 뉴로모픽 반도체와 메모리와 가변 레지스터 두 가지 기능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멤리스터(Memristor)* 소자를 활용하는 방식 등이 있습니다. 이중 멤리스터 방식은 세분화된 가중치를 위해 점진적인 스위칭 저항 특성을 가지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렇게 각각의 소자는 기능적인 차이가 존재하고 요구 특성이 다릅니다. 이에 업계의 연구원들은 필요한 특성을 잘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소자들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결국 저는 연구되고 있는 다양한 소자들이 서로 다른 물리적 현상을 기반으로 성능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물리적 현상을 이해하고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오버헤드(Overhead): 특정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간접적 혹은 추가로 요구되는 시간, 메모리, 대역폭 혹은 다른 컴퓨터 자원을 말한다.
* 멤리스터(Memristor): 메모리(Memory)와 레지스터(Resistor)의 합성어로 전하량에 따라 변화하는 유도 자속에 관련된 기억 저항(Memristance) 소자

미래를 바꿀 물리학과 반도체

김범준 교수 이번 대담을 통해 SK하이닉스 구성원분들과 이야기해 보니 물리학이라는 것은 인류의 발전에서도 아주 중요한 역할을 했고, 앞으로도 계속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확신이 드네요. 끝으로 물리학과 반도체에 관해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 나눈 것에 대한 소감 한마디씩 나눠보도록 할까요?

김환영 TL 반도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물리학은 필수적이라 생각합니다. 그 이유는 반도체는 공정, 소자, 설계 이 모든 것들이 물리로 얽혀 있는 정말 많은 물리적 현상의 종합 작품이기 때문입니다. 반도체를 발전시킨다는 것은 현재의 물리적 상태의 위치에서 새로운 물리적 상태의 위치로 옮기는 것이고,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원하는 시간 내에 대상을 정확하게 제어하기 위해서는 물리학이라는 언어로 반도체를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마찬가지로 양자컴퓨터, 뉴로모픽 반도체 또한 모두 동일합니다. 다만 정보의 물리적 형태와 이를 구현하기 위한 물리적 상태의 위치가 다른 곳에 있는 것 뿐 입니다. 따라서 반도체 기술뿐 아니라 미래를 바꿀 반도체 기술을 알기 위해서도 결국엔 물리를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대담은 저에겐 새로운 관점의 물리학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특히, 물리학이라는 학문을 배운 우리 구성원들이 저마다 다른 부서에서 서로 다른 업무를 하고 있다는 것과 다른 구성원들이 생각하는 물리학과 반도체에 관한 의견을 들어볼 수 있어서 정말 뜻깊은 시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민태원 TL 반도체를 비롯해 미래를 만들어 나갈 핵심 기술에 물리학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특히 메모리 반도체는 컴퓨터의 성능 향상을 위해 더 작은 크기와 더 많은 트랜지스터를 집적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러한 부분은 언젠간 한계에 부딪히게 될 것이거든요. 결국엔 완전히 새로운 개념의 반도체가 필요하게 될 것이고, 새로운 반도체를 만들기 위해선 물리학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SK하이닉스의 HBM은 이러한 새로운 콘셉트의 대표적인 모델이라고 생각하는데요. HBM뿐 아니라 321단 낸드플래시 등 우리가 개발하고 생산하는 모든 제품들이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확보하는 데도 결국에는 물리학적 이해와 활용이 아주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SK하이닉스는 물리학적 이해와 활용을 통해 반도체 산업을 이끌어가는 리더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조상혁 TL 이번 대담 덕분에 양자컴퓨터와 뉴로모픽 반도체 등 미래 컴퓨팅 기술에 관해 정말 많은 것들을 알 수 있었습니다. 제가 실제로 업무 과정에서 다루는 물리학 이론과는 또 크게 다른 내용들이다 보니 더 넓은 관점에서 물리학을 이해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았습니다.

그리고 물리학을 배울지 말지 고민하거나 반도체 업계에 종사하고 싶은 학생들에게 꼭 한마디 전하고 싶은 게 있는데요. 반도체를 비롯해 미래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물리학의 학문적인 내용이 반드시 필요한 것도 맞지만, 물리학은 이보다 더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제 경험상 물리학을 배우면서 다양한 실험을 했던 것이 실제로 반도체 업계 현장에서 정말 많은 도움이 됐거든요. 특히 물리학적 관점에서의 실험과 새로운 반도체를 개발하기 위해 테스트하는 과정들은 매우 닮았습니다. 새로운 반도체를 개발해 세상을 바꾸고 싶다면, 물리학을 배워 다양한 실험을 해보는 것도 아주 좋을 것 같습니다.

임경선 TL 사실 물리학은 굳이 반도체 산업이 아니더라도 아주 중요한 학문이라고 생각하는데요. 특히 물리학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평소 가지고 있는 수많은 호기심들을 해결하기 위해 어떻게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해 나갈지 결정하는 능력이 탁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물리학을 배우다 보면 무한한 자연의 이치에 겸손해지는 마음을 갖게 되는데요. 이러한 것들은 다양한 분야에서 굉장한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번 대담을 통해 양자컴퓨터나 뉴로모픽 반도체와 관련해 SK하이닉스에서 많은 관심을 두고 연구와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는 것을 느꼈는데요. 미래를 바꿀 다양한 반도체를 개발하고, 미래 기술에 우리의 반도체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됐습니다. 또한, 학교와 기업이 긴밀히 소통하면서 더 발전된 형태의 연구와 개발이 좀 더 확대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김범준 교수 물리학을 배우면 자연의 이치에 겸손해진다는 말은 정말 크게 공감이 되네요. 물리학을 배우는 사람들의 특징 중 하나가 본인이 어느 정도 열심히 공부했다고 하더라도 아직 모르는 게 많다고 느낀다는 점인데요. 무한한 물리학의 세계를 접한 사람들은 끊임없이 배워도 부족하다는 겸허한 마음을 갖게 되는 것이죠. 이번에 저희가 나눈 대담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양자컴퓨터를 비롯해 반도체와 관련된 다양한 물리학 내용들을 정말 잘 설명해 주셔서 저도 많은 것들을 배워가는 시간이었습니다.

SK하이닉스 구성원들을 보면서 물리학을 배우고 싶어 하는 학생들이 더 늘어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특히 물리학을 전공한 선배들이 미래를 바꿀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는 것을 더 많은 물리학과 학생이 알게 되고, 본인이 직접 미래를 바꿀 새로운 기술들을 개발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이번 대담 정말 즐거웠고 많은 의견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지금까지 김범준 성균관대학교 물리학과 교수와 SK하이닉스 김환영 TL, 민태원 TL, 임경선 TL, 조상혁 TL의 대담을 살펴봤다. 이번 대담을 통해 우리는 인류의 운명을 바꾼 컴퓨팅 기술이 물리학에서부터 시작되었고, 미래를 바꿀 기술 역시 물리학을 통해 개발될 것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앞으로도 물리학의 연구가 반도체를 어떻게 발전시키고,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 서있는 SK하이닉스는 또 어떤 새로운 반도체로 세상을 바꿔나갈지 함께 기대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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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시선, 최고가 최고를 만나다 with 김범준 교수] 보이지 않아도 모든 곳에 존재하는 물리학과 반도체 (3/4) /thirds-eyes-kimbeomjun-3/ /thirds-eyes-kimbeomjun-3/#respond Tue, 05 Dec 2023 15:00:00 +0000 http://localhost:8080/thirds-eyes-kimbeomjun-3/

제3시선, 최고가 최고를 만나다

‘제3시선, 최고가 최고를 만나다’는 과학·기술 분야 최고의 전문가들이 서로의 분야에서 공통의 주제를 이야기하며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을 넓혀가는 연재 콘텐츠입니다. 과학계의 최고 전문가와 최고의 ICT 기술을 만들어 내는 SK하이닉스 구성원 간의 대담을 통해 어렵게만 느껴졌던 반도체를 더욱 쉽게 만나볼 수 있습니다.

이번 시리즈는 국내 최고의 물리학 전문가인 김범준 성균관대학교 물리학과 교수와 SK하이닉스 구성원(김환영 TL, 민태원 TL, 임경선 TL, 조상혁 TL)들이 만나 물리학을 통해 바라보는 정보의 기본단위가 0과 1로 처리되는 현재의 반도체와 두 개 이상의 양자 상태가 합쳐진 ‘양자 중첩’ 현상을 활용해 0과 1이 동시에 처리되는 양자컴퓨터 등 미래 반도체 기술에 적용되는 물리학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총 4편에 걸쳐 다룰 예정입니다. 김범준 교수와 SK하이닉스 구성원들이 나누는 반도체, 물리학 그리고 양자역학에 대한 이야기. 지금부터 함께하겠습니다. (편집자 주)

반도체에 적용되는 물리학, 그리고 더 작은 미시세계를 탐구하는 양자역학에 관해 지난 편을 통해 살펴봤다[관련기사]. 인류는 양자역학을 통해 원자 단위의 미시세계에 대한 이해를 넓혀가며 세상의 모든 만물을 구성하는 원자와 그 주변에 전자가 존재함을 알 수 있게 되었다. 많은 과학자는 전자의 성질을 알게 된 이후 전자의 이동을 제어할 수 있는 장치인 트랜지스터를 만들어 냈고 이는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반도체, 그리고 그것을 사용하는 컴퓨터가 됐다. 결국 수많은 과학자의 노력으로 밝혀진 양자역학이 인류의 역사를 바꾼 전자제품의 등장으로 이어진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양자역학적이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세계적인 물리학자이자 양자역학의 대가로 불리는 리처드 파인만(Richard Feynman)은 “자연 상태는 온전히 양자역학적으로 작동하고 있지만, 우리가 사용하는 컴퓨터는 양자역학적이지 않다”고 주장했다. 파인만이 말하는 ‘컴퓨터는 양자역학적이지 않다’는 것은 무슨 의미이고, 양자역학적인 컴퓨터는 무엇일까? 이번 편에서는 양자역학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양자컴퓨터를 비롯해 다가올 미래를 바꿀 새로운 기술에 관해 살펴볼 것이다. 김범준 교수와 SK하이닉스 구성원들이 나눈 양자역학과 반도체에 관한 세 번째 이야기, 함께 들어보자.

▲ 양자컴퓨터와 반도체에 관해 대담을 나누고 있는 김환영 TL, 임경선 TL, 김범준 교수, 조상혁 TL, 민태원 TL(왼쪽부터)

압도적인 연산 속도, ‘양자컴퓨터와 큐비트’

김범준 교수 최근 ‘양자(Quantum)’라는 이름의 새로운 기술들이 꾸준히 이목을 끌고 있는데요. 대표적으로는 양자컴퓨터를 꼽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오늘 저희가 대담을 진행하기 전에도 양자정보연구지원센터*에서 실제 양자컴퓨터의 모습을 보고 왔잖아요? 물론, 작동하지 않은 상태여서 아쉽긴 했지만, 함께 둘러본 양자컴퓨터에 대한 이야기에 더해 양자역학이 적용된 다양한 기술에 관해 이야기 나눠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 양자정보연구지원센터: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추진 중인 ‘양자정보과학 연구개발생태계 조성사업’ 아래 국내 양자정보과학 분야의 연구활동 지원을 위해 설립된 센터. 이는 성균관대학교(경기도 수원특례시 소재)에 있다.

▲양자역학이 적용된 양자컴퓨터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김범준 교수와 조상혁

조상혁 TL 최근 양자컴퓨터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지고 있는 이유를 살펴보면 반도체 회로의 집적도가 한계에 가까워졌다는 지적도 중요한 것 같아요. 컴퓨터의 성능 향상을 위해서 반도체를 더 작게 만들고 더 많은 트랜지스터를 집적해야 하는데 회로 패턴의 폭을 지금보다 더 축소하는 것이 어려워지면서 더 많은 트랜지스터를 집적하기 힘든 상황입니다. 이에 따라, 폰노이만 구조[관련기사]를 따르는 기존 컴퓨터(이하 기존 컴퓨터)의 성능 향상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견해에서 촉발된 이런 주장들은 결국 양자컴퓨터에 대한 기대심으로 번진 것이죠.

임경선 TL 데이터상으로도 반도체 회로 설계 기술의 발전 속도는 현재 점점 둔화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큰 관심을 받는 챗GPT(ChatGPT) 등 생성형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은 학습과 추론에 방대한 데이터 연산이 필요합니다. 추후 더 고도화된 인공지능이 등장하게 된다면, 지금보다 더 많은 학습 데이터가 필요할 것이고, 더 빠른 연산 능력이 요구될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여러 연산 기술이 고도화됨에 따라 데이터와 트래픽 등 전력 소모에 대한 부담도 증가하고 있는데요. 이 때문에 기술 개발의 한계와 실제 요구되고 있는 컴퓨터 성능 간의 간극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간극을 줄이고, 현재 사용하고 있는 기존 컴퓨터로 연산하기 어려운 문제를 풀기 위한 방안으로 양자컴퓨터가 주목받는 것입니다.

김환영 TL 먼저, 양자컴퓨터가 주목받는 이유를 알기 위해선 양자 정보의 기본 단위인 큐비트(qubit, Quantum bit)를 알아야 하는데요. 기존 컴퓨터는 데이터의 최소 단위인 비트를 사용하고 양자컴퓨터는 양자 상태의 비트인 큐비트를 사용합니다. 큐비트를 이해하기 위해선 양자 중첩과 얽힘에 대해 알아야 합니다.

▲ 양자 중첩과 양자 얽힘을 중심으로 양자컴퓨터의 구조를 설명하고 있는 임경선 TL, 김환영 TL과 설명을 듣고 있는 김범준 교수

양자 중첩은 양자 상태를 관측하기 전에 여러 상태가 확률적으로 동시에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하는데요. 예를 들어, 상자 안에 동전이 있다고 가정해 볼까요? 우리가 실제로 관측할 수 있는 거시세계에서 동전은 앞면이든 뒷면이든 특정 상태가 먼저 결정돼 있고 우리는 이를 관측하기만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미시세계에서 전자는 관측되지 않는 한, 앞면과 뒷면의 상태를 동시에 가지고 있습니다. 앞서 양자역학에 대한 대담 할 때 이야기했던 물질파 이론*[관련기사]처럼 전자는 관측에 의해 그 특정 상태가 결정되는 것이고, 관측되지 않는다면 두 개의 성질을 중첩해서 가지고 있는 것이죠.

그리고 또 중요한 특성이 ‘양자 얽힘’입니다. 양자 얽힘 현상은 양자 상태에 있는 큐비트가 서로 떨어져 있어도 서로 영향을 미치는 현상을 의미하는데요. 양자 얽힘 현상의 핵심은 두 개의 큐비트가 멀리 떨어져 있어도 상호 작용하는 상관관계를 가진다는 것입니다. 즉, 국소성 원리(Principle of Locality)*를 따르지 않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두 사람이 각각 멀리 떨어진 중국 음식점에서 짜장면과 짬뽕 중 하나를 선택해서 먹어야 하고 반드시 서로 다른 음식을 먹어야 한다고 가정했을 때, 한 사람이 짜장면으로 결정하면 다른 한 사람은 자동으로 짬뽕으로 결정되는 것으로 비유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른 하나의 상태가 결정됨에 따라 멀리 떨어져 있는 다른 것의 결정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죠.

이처럼, 양자컴퓨터는 큐비트를 통해 양자 중첩과 얽힘 특징을 활용하는데요. 기존 컴퓨터가 1과 0의 각각의 상태를 가지고 있는 비트를 순차적으로 계산하면서 연산하는 반면, 양자컴퓨터는 1과 0의 상태를 동시에 가지고 있는(양자 중첩 현상) 여러 큐비트를 한 번에(양자 얽힘 현상) 계산함으로써 빠른 연산이 가능한 것입니다.

* 물질파(Matter Wave) 이론: 양자역학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이론. 광전효과를 통해 파동인 줄 알았던 빛이 입자성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착안해 입자로 인식됐던 전자에 파동성을 함께 보유할 수 있을 것이라는 가설을 세운다.
* 국소성 원리(Principle of Locality): 충분히 멀리 떨어진 두 물체는 곧바로 상호작용하지 않는다는 원리

▲ 일반컴퓨터의 비트와 양자컴퓨터의 큐비트 개념

임경선 TL 예를 들어 계산 속도 차이를 설명해 보자면, 기존 컴퓨터가 계산하는 방식은 비트 하나를 계산할 때마다 벽돌을 넣고 빼는 형태라고 설명할 수 있어요. 이 벽돌(비트)의 상태가 1인지 0인지를 파악하고 다시 넣어 모든 벽돌 하나하나 확인하는 작업을 진행해야 하는 것이죠.

양자컴퓨터의 큐비트들이 중첩과 얽힘 상태에 있을 때, 나타낼 수 있는 모든 정보를 그림과 같이 구(球) 위에 점으로 상상해 보겠습니다. 이 점들은 너무 작아서 구 위에는 무한대에 가까운 점들이 존재할 수 있습니다. 양자컴퓨터가 큐비트를 연산하는 방식은 구 위에 있는 어떤 점으로부터 다른 점으로 이동시키는 것이라고 설명할 수 있습니다. 양자 상태에 있는 큐비트를 한 번에 연산하면, 구 위의 한 점에서 다른 위치로 이동하게 될 것입니다. 이렇게 한 번의 연산으로도 모든 큐비트의 상태가 변화하면서 새로운 결과물이 나오게 됩니다. 다만, 구의 어떤 위치에서 다른 위치로 이동하기 위해 필요한 연산 횟수가 기존 컴퓨터가 계산을 수행했을 때 필요로 하는 연산보다 적어야만 양자컴퓨터의 계산 속도가 빠르다고 할 수 있겠죠.

민태원 TL 여기서 생각을 해 볼 부분이 있는데요. 비트와 큐비트가 각각 2개씩 있다고 가정했을 때 비트를 사용하는 기존 컴퓨터의 경우, 비트당 두 번씩 총 네 번을 순차적으로 계산해야 결과를 얻을 수 있지만 큐비트를 활용하는 양자컴퓨터는 네 개의 값을 동시에 계산해 결과를 얻을 수 있으니 단 한 번만 연산으로 계산된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오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어떤 계산은 단 한 번만 연산해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도 있지만, 문제 종류에 따라서는 여러 번 연산해야 할 수도 있거든요. 하지만 이렇게 동시에 큐비트의 정보를 제어할 수 있는 특징 덕분에 문제의 크기와 어려움이 일정 수준 크기가 커지게 되었을 땐 양자컴퓨터의 진가가 드러나게 됩니다. 즉, 큐비트의 수가 늘어날수록 기존 컴퓨터와 양자컴퓨터의 속도 차이는 더욱 벌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기존 컴퓨터와 양자컴퓨터의 차이점

김범준 교수 맞습니다. 지난 2019년 구글이 공개한 초전도 양자컴퓨터인 ‘시카모어(Sycamore)’의 경우, 53개의 큐비트를 동시에 계산할 수 있는 성능의 프로세서로 알려져 있는데요. 구글은 이 시카모어 모델이 세계에서 가장 빠른 슈퍼컴퓨터가 1만 년에 걸쳐 계산할 문제를 단 200초 만에 해결했다고 밝히기도 했죠. 물론, 아직 더 많은 검증이 필요하긴 하겠지만 폰노이만 구조를 따르는 기존 컴퓨터와 비교해 보면 엄청난 연산 속도 향상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조상혁 TL 오늘 저희가 함께 양자컴퓨터를 살펴보고 오기도 했잖아요. 사실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일반적인 컴퓨터나 슈퍼컴퓨터와 비교해도 그 생김새가 매우 달랐거든요. 양자컴퓨터는 어떤 요소들로 구성된 것인가요?

▲양자정보연구지원센터에 전시된 양자컴퓨터를 보며 양자컴퓨터에 관해 이야기하는 김환영 TL(가운데)과 듣고 있는 김범준 교수, 조상혁 TL

김환영 TL 우선 우리가 현재 사용하고 있는 기존 컴퓨터의 구조를 통해 양자컴퓨터의 위치를 먼저 설명해야 할 것 같은데요. 기존 컴퓨터는 CPU(중앙처리장치) – 메모리(Memory) – 스토리지(Storage)로 연결되는 폰노이만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저장된 데이터는 스토리지에서 메모리를 통해 CPU로 전달되고, CPU에서 처리된 데이터가 다시 스토리지에 저장되는 형태인 것이죠. 폰노이만 구조에서의 양자컴퓨터 역할은 CPU 근처에서 GPU와 같은 가속기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특정 연산에 있어서는 성능이 GPU와는 비교도 안 되게 매우 잘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가속기인 것입니다. 양자컴퓨터의 구조를 살펴보면 현재 컴퓨터 구조에서 CPU(중앙처리장치)나 GPU(그래픽처리장치)와 같은 ALU(Arithmetic and Logical Unit)* 역할을 하는 QPU(Quantum Processor Unit, 양자처리장치)와 이를 제어하기 위한 제어 장치(Control Unit)로 구성돼 있습니다. 현재 제어 장치는 FPGA(Field-Programmable Gate Array)*로 그 안에 SRAM(Static RAM)*이라는 작은 메모리가 있는데 양자 소자의 동작 프로그램을 위한 데이터와 에러 정정을 위한 데이터를 처리해 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큐비트 수가 증가함에 따라 에러 정정을 위한 데이터 요구량이 증가하면서 FPGA 내 메모리 용량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미래에는 이러한 일을 극저온 시스템에 극저온 컴퓨터가 들어와 양자 소자 동작을 돕는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 ALU(Arithmetic and Logical Unit): 산술 연산, 논리 연산 및 시프트(shift)를 수행하는 중앙처리장치 내부의 회로 장치로, 독립적으로 데이터 처리를 수행하지 못하며 반드시 레지스터들과 조합하여 처리한다.
* FPGA(Field-Programmable Gate Array): 프로그래밍을 통해 내부 회로를 수정할 수 있는 칩
* SRAM(Static RAM): 주기적으로 내용을 갱신해 주어야 하는 D램(DRAM)과는 달리 기억 장치에 전원이 공급되는 한 그 내용이 계속 보존되는 반도체 메모리의 한 종류이다.

민태원 TL 조금 더 덧붙이자면, 양자컴퓨터 중 초전도 큐비트는 극저온 상태의 전자쌍이 얇은 절연막을 통과하여 생기는 파동을 이용합니다. 기저 상태*에서 첫 번째 들뜬 상태로 자연적으로 들뜨지 않게 하기 위해 큐비트는 10mK(Kelvin*) 이하의 온도에서 동작해야 하는 것이죠. 만약 소자의 온도가 상승하면 의도치 않은 에너지 상태로 전이가 발생하면서 에러가 발생할 수 있죠. 의도치 않은 에너지 상태의 변화를 억제하고, 큐비트와 외부 환경과의 상호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극저온 시스템은 아주 중요한 것입니다.

* 기저 상태(Ground State): 원자나 분자 등에 있어 양자 역학계의 정상상태 중 가장 에너지가 낮은 상태를 뜻한다. 이에 대해서 이보다 높은 에너지를 갖고 있는 경우를 ‘들뜬 상태’에 있다고 한다.
* Kelvin(켈빈,K): 절대온도 단위로 섭씨 영하 273.15도를 0K로 나타낸다.

▲ 실제 초전도 양자컴퓨터의 내부 모습

미래를 바꿀 양자컴퓨터

김범준 교수 양자컴퓨터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고민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은데요. 일반적으로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학습해야 하는 인공지능 분야나 수없이 많은 변수를 계산해야 하는 시뮬레이션(기상예보 등) 분야 등에서 높은 효율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메모리 반도체는 양자컴퓨터의 발전에 어떻게 역할을 할 수 있을까요?

김환영 TL 양자 알고리즘 측면에서는 범용 양자컴퓨터가 등장하더라도 기존 컴퓨터가 담당하는 모든 연산 영역을 대체할 수는 없다는 것이 학계의 일반적인 견해이기도 한데요. 하지만 저는 양자컴퓨터가 등장하게 된 그 목적과 배경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까 말씀드린 바와 같이 양자컴퓨터는 현재 기술의 한계와 인간의 데이터 사용 증가 사이의 차이를 채우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가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양자컴퓨터의 발전과 메모리 반도체의 활용 가능성에 관해 설명하는 김환영 TL과 설명을 듣고 있는 임경선 TL, 김범준 교수

임경선 TL 맞습니다. 메모리 반도체는 이 관점에서 세상이 변화해 나가는 지점을 생각해 봐야 합니다. 예를 들어, 현재 IBM이 클라우드 시스템을 이용해 양자 알고리즘에 대한 공개 연구(Open Research)를 진행하고 있는데 그중 하나가 양자 머신러닝 그리고 양자 인공지능입니다. 양자컴퓨터는 고차원에서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최적화돼 있어 미래에는 충분히 이러한 기술들이 현재 기술들의 취약한 부분을 대체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김환영 TL 실제로, 인공지능 모델 중 자연어 처리 모델의 크기는 지난 2년간 천 배 이상 증가했고, 특히 GPT-3 학습에는 GPU 1만 개가 약 23일이 걸려 학습했습니다. 그 이상의 크기를 가진 모델을 학습시키기 위해서 GPU 천만 개를 사용할 수는 없으니까요. 만약 양자 머신러닝이 이러한 학습을 대체할 수 있다면 CPU(GPU)-Memory 간 데이터 이동의 병목은 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우리가 현재 예측하는 컴퓨터 시스템과 다른 엄청난 변화가 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양자컴퓨터를 통해 얻은 방대한 데이터를 우리가 사용하는 기존 컴퓨터의 환경에 맞게 변화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역할은 클라우드를 중심으로 진행될 것이고요. 이 과정에서 낸드 플래시나 D램과 같은 메모리 반도체가 적극적으로 사용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습니다. 물론 많은 연구와 개발이 다양한 분야에서 필요하겠지만, SK하이닉스 역시 이러한 새로운 기술에 대해 선제적인 연구를 끊임없이 이어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최근 병렬 연산에 대한 다양한 시도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는 민태원 TL과 듣고 있는 조상혁 TL, 김범준 교수

민태원 TL 물론, 미래를 위한 선제적인 연구도 중요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아직 양자컴퓨터가 상용되기엔 어려움이 많은 것 같습니다. 큐비트의 양자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으니까요. 그럼에도, 양자 기술은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폰노이만 구조 컴퓨팅 기술이 여전히 중요한 상황에서도 우리는 양자 기술에 많은 영향을 받고 있으니까요.

그 중 대표적인 것은 양자컴퓨터의 극대화된 병렬 연산의 이점을 활용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 왔다는 점입니다. 최근 챗GPT와 같은 인공지능을 구현하기 위해 사용된 최신 GPU의 경우 폰노이만 구조의 기존 컴퓨팅 시스템에서도 병렬 연산의 효율성을 극대화한 중요한 예시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우리가 개발하고 있는 HBM(High Bandwidth Memory) 역시 방대한 데이터의 병렬 연산을 돕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고, 메모리에 연산 기능을 추가해 병렬 연산의 효과를 더욱 극대화한 PIM(Processing-In Memory) 역시 이러한 고민과 노력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겠죠.

물론 폰노이만 구조를 따르는 병렬 연산은 양자컴퓨터의 연상 방법과 큰 차이가 있습니다만, 우리가 양자컴퓨터의 병렬 연산 방식의 효율성을 확인한 만큼, 앞으로도 병렬 연산 능력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반도체 제품들이 개발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김범준 교수 지금까지 큐비트를 비롯해 양자 현상을 이용한 다양한 기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 봤는데요. 앞서 이야기 나눴던 반도체의 작동 구조를 비롯해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모든 전자제품, 그리고 차세대 컴퓨팅 기술로 주목받는 양자컴퓨터까지 이 모든 것들이 물리학에서부터 시작됐다고 생각하니 물리학이라는 학문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다시금 느끼는 계기가 됐네요. 폰노이만 구조의 컴퓨팅 시스템에서 병렬 연산을 시도하고, 이를 극대화하는 노력 역시 아주 인상적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SK하이닉스 구성원들이 생각하는 물리학과 반도체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보면 좋을 것 같네요.

 

다음 편에서는 대담에 참여한 김범준 교수와 SK하이닉스 구성원들의 지금까지 나눈 이야기를 정리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오늘의 반도체가 만들어지기까지 물리학이 끼친 영향은 무엇이 있는지, 반도체 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SK하이닉스 구성원들이 말하는 물리학은 무엇인지 등을 함께 들어보자. 김범준 교수와 SK하이닉스 구성원들의 이야기는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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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시선, 최고가 최고를 만나다 with 김범준 교수] 보이지 않아도 모든 곳에 존재하는 물리학과 반도체 (2/4) /thirds-eyes-kimbeomjun-2/ /thirds-eyes-kimbeomjun-2/#respond Sun, 12 Nov 2023 20:00:00 +0000 http://localhost:8080/thirds-eyes-kimbeomjun-2/

제3시선, 최고가 최고를 만나다

‘제3시선, 최고가 최고를 만나다’는 과학·기술 분야 최고의 전문가들이 서로의 분야에서 공통의 주제를 이야기하며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을 넓혀가는 연재 콘텐츠입니다. 과학계의 최고 전문가와 최고의 ICT 기술을 만들어 내는 SK하이닉스 구성원 간의 대담을 통해 어렵게만 느껴졌던 반도체를 더욱 쉽게 만나볼 수 있습니다.

 

이번 시리즈에서는 국내 최고의 물리학 전문가인 김범준 성균관대학교 물리학과 교수와 SK하이닉스 구성원(김환영 TL, 민태원 TL, 임경선 TL, 조상혁 TL)들이 만나 정보의 기본단위가 0과 1로 처리되는 현재의 반도체를 물리학을 통해 이야기할 예정입니다. 이와 함께, 두 개 이상의 양자 상태가 합쳐진 ‘양자 중첩’ 현상을 활용해 0과 1이 동시에 처리되는 양자컴퓨터 등 미래 반도체 기술에 적용되는 물리학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까지, 총 4편에 걸쳐 다룰 예정입니다. 김범준 교수와 SK하이닉스 구성원들이 나누는 반도체, 물리학 그리고 양자역학에 대한 이야기. 지금부터 함께하겠습니다. (편집자 주)

지난 1편에서 우리는 반도체를 비롯해 도체와 부도체, 초전도체 등의 성질과 함께 반도체의 원리를 물리학적 관점에서 살펴봤다. 이번 편에서는 본격적으로 양자역학에 관해 탐구하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 반도체의 구조 원리를 살펴보면 가장 기본적인 것은 전자의 이동이다. 그리고 이러한 전자의 이동은 양자역학(量子力學, Quantum Mechanics)을 통해 설명할 수 있다. 김범준 교수와 SK하이닉스 구성원들은 우리의 모든 삶은 양자역학의 영향을 받는다고 말한다. 우리가 사용하는 스마트폰과 컴퓨터,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을 위한 반도체 역시 마찬가지다. 김범준 교수와 SK하이닉스 구성원들이 나눈 양자역학과 반도체에 관한 이야기를 함께 들어보자.

▲양자역학의 개념에 대해 서로의 의견을 나누고 있는 민태원 TL, 김범준 교수, 임경선 TL, 김환영 TL, 조상혁 TL(왼쪽부터)

김범준 교수 지금까지 도체와 부도체, 반도체 그리고 초전도체를 물리학적인 관점에서 이야기 나눠봤는데요[관련기사]. 반도체를 이야기하면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주제가 바로 ‘양자역학’입니다. 사실 양자역학은 몹시 어려워서 오늘 이야기하는 게 맞나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요. 하지만 지금의 반도체를 만든 것이 양자역학이기 때문에 빼놓을 순 없을 것 같습니다.

조상혁 TL 세계 최고의 물리학자 중 한 명인 아인슈타인마저 이해하지 못했던 양자역학이기 때문에 저 역시 걱정이 앞서는데요. 그래도 알면 알수록 재미있는 물리학인 만큼, 재미있게 이야기해 보면 좋겠네요.

김범준 교수 맞습니다. 아인슈타인조차 인정하지 않았던 양자역학은 그만큼 이해하기 어려운 학문인데요. 그 이유는 인류 중 그 누구도 자신의 눈으로 양자역학의 세계를 본 적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우리는 양자역학으로 구축된 세상을 살고 있지만 우리가 실제로 눈으로 보고 확인해 볼 수 있는 건 고전역학*의 세계이니까요. 양자역학과 반도체에 대한 모든 것을 전부 다룰 순 없겠지만, 그래도 유익한 이야기를 많이 나눌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고전역학: 거시적인 물체들의 운동 법칙을 다룬 학문. 대표적으로 뉴턴 역학과, 라그랑주 역학, 해밀턴 역학 등을 포함하고 있다. 20세기 상대론적 역학(Relativistic Mechanics)과 양자역학이 등장하기 전의 물리학적 역학 체계를 다룬다.

전자의 성질을 파악하기 위한 양자역학

임경선 TL 양자역학이라는 이름을 먼저 살펴보면, 보통 양자역학의 ‘양자(Quantum)’를 입자(Particle)의 개념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물론 양자역학이 입자 단위의 미시 세계의 역학을 다루기는 하지만 그 의미를 엄밀히 따져보면 에너지가 단계별로(양자화*) 존재한다는 것이잖아요. 원자핵에 종속된 전자들이 연속적인 에너지를 가질 수 없고(고전역학) 양자화된 특정 값의 에너지만 가질 수 있다는 것이죠.

* 양자화(Quantization): 물리량이 연속적이지 않고 띄엄띄엄(단계별로) 존재하는 상태. 모든 물리량은 연속적인 값을 갖는다고 설명하는 고전역학과 대비된다.

▲ 양자역학과 고전역학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있는 민태원 TL

민태원 TL 조금 더 덧붙이자면, 양자역학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고전역학으로 설명 가능한 거시 세계보다는 원자와 전자 등 미시 세계에서 나타나는 현상을 다루는 학문인데요. 우리가 직접 눈으로 본 적 없는 물질들의 물성을 파악한다는 것이 정말 어려운 일이거든요. 특히 우리가 고전역학을 통해 인지하고 있던 여러 개념들은 미시 세계의 현상을 설명하지 못했었는데요. 결국 양자역학은 고전역학으로 이해할 수 없었던 미시 세계를 이해하기 위한 학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김범준 교수 양자역학이 발전하면서 미시 세계에 대한 관념도 크게 달라졌는데요. 1906년, 조지프 존 톰슨이 ‘전자’를 발견하면서 등장한 원자 모델은 양자역학의 발전에 따라 그 모습이 변화해 왔습니다. 전자를 처음 발견했을 땐 원자핵 안에 전자가 존재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지만, 이러한 관점은 원자 내부의 구조적 특징을 설명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톰슨의 제자인 어니스트 러더퍼드는 원자 내 중심에 작고 밀도 높은 원자핵이 존재하고, 전자들이 원자핵 주변을 돈다는 핵 모형을 1911년에 제안했습니다. 원자 내부 구조에 대한 최초의 이론적 접근이었지만, 러더퍼드의 이론에 따르면, 전자가 방출하는 전자기파에 의한 에너지 손실이 발생해 결국 전자는 원자핵으로 떨어져야 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전자는 원자핵으로 떨어지지 않았고, 러더퍼드의 핵 모형도 한계를 보였죠.

▲ 양자역학이 구축됨에 따라 변화된 원자 모형

러더퍼드의 제자인 닐스 보어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행성 모델을 제안했습니다. 전자가 고정된 특정 궤도에서만 안정적으로 존재할 수 있다고 주장한 것이죠. 이 궤도들은 양자화가 돼 있어 전자는 특정 에너지 수준에서만 존재할 수 있고, 에너지를 방출하거나 흡수할 때만 궤도가 변한다는 개념을 1913년에 도입했습니다. 그러나 보어 모델은 전자의 정확한 위치를 궤도로 규정짓는 것이었고, 이러한 관점에서는 전자 간섭과 회절 현상, 분광선에서 발견되는 미세 구조(Fine Structure), 그리고 전자들의 복잡한 상호작용 등을 설명하지 못했습니다.

수십 년에 걸쳐 고전역학을 통해 전자와 원자를 해석하고자 했지만, 과학자들은 번번이 실패했습니다. 결국 전자의 행동을 근본적으로 재해석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고, 이 과정에서 양자역학의 본성을 포괄하는 새로운 물리 이론이 등장했습니다.

▲ 불확정성 원리에 관해 설명하는 김환영 TL과 설명을 듣고 있는 임경선 TL, 민태원 TL

김환영 TL 교수님께서 말씀해 주신 새로운 물리 이론 중 대표적인 이론은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 원리’이잖아요. 불확정성 원리는 양자역학 세계의 기본적인 현상을 설명하는데, 특히 전자와 같은 입자의 정확한 위치와 정확한 운동량을 동시에 측정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말합니다. 고전역학의 관점에서는 입자의 초기 상태를 알고 있다면, 어느 시점에서도 입자의 위치와 속도를 정확하게 계산할 수 있습니다. 이를 결정론적 관점이라고 하며, 물리 시스템이 주어진 초기 조건과 물리 법칙에 따라 예측 가능하다는 전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양자역학에서는 입자가 파동처럼 행동하기 때문에, 위치를 정확히 측정하려고 하면 운동량의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운동량을 정확히 측정하려고 하면 위치의 불확실성이 증가하는 비결정론적 특성이 나타납니다. 즉, 양자역학의 관점에서는 어느 시점에 존재하는 입자의 상태에 대한 모든 정보를 정확하게 알 수 없다는 것이죠.

▲ 관측 유무에 따라 입자 혹은 파동으로 측정되는 효과

결국 불확정성 원리의 핵심은 양자역학의 세계에서는 전자가 어떤 위치에 어떤 운동량을 가지고 존재하는지 정확히 알 수 없고, 전자의 확률 밀도를 측정해, 전자의 상태를 간접적으로 유추해 볼 수 있다는 것이죠. 때문에 과학자들은 전자의 위치와 운동량을 조금이라도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들을 고안해 냈는데요. 그중 대표적인 것이 하이젠베르크의 행렬역학*과 슈뢰딩거의 파동역학*입니다. 이 두 이론은 지금의 양자역학을 만드는 데 아주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 행렬역학(Matrix Mechanics): 1925년, 하이젠베르크는 원자 내의 전자에서 볼 수 있는 미시적 운동 상태는 무한 차원의 복소(複素) 벡터로 나타낼 수 있다고 했다. 그리고 이 무한 차원 복소벡터공간(힐베르트 공간) 중에서 물리량을, 벡터 사이의 변환을 나타내는 무한 차원 행렬과 대응시키는 수학적 형식에 의하여 원자 상태 사이의 전이(轉移)를 합리적으로 기술하는 역학 형식을 완성했다.
* 파동역학(Wave Mechanics): 1926년, 슈뢰딩거에 의해 만들어진 물질 입자의 운동을 기술하는 양자역학의 이론. 파동역학으로 물질 입자의 입자성과 파동성이라는 이중적 성격이 설명되며, 원자에 관한 기지의 현상이나 선스펙트럼의 세기나 터널효과가 해명됐다.

▲ 물질파 이론에 대해 설명하는 조상혁 TL과 설명을 듣고 있는 김환영 TL

조상혁 TL 전자가 입자이면서 동시에 파동이라는 점 역시 양자역학에서 몹시 중요한 연구였는데요. 과거 과학자들은 전자가 입자일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었거든요. 프랑스의 물리학자 루이 드 브로이는 파동인 줄 알았던 빛이 입자의 성질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다는 아인슈타인의 광전효과*를 보고 아이디어를 얻었습니다. 바로 입자로 여겨졌던 전자 역시 파동의 성질을 동시에 보유할 수 있다는 ‘물질파 이론*’을 주장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 원리에 따르면, 입자의 위치와 운동량을 동시에 측정 할 수 없다.

* 광전효과(Photoelectric Effect): 특정 파장보다 짧은 파장의 빛을 금속에 비추었을 때 금속에 전류가 흐르는 현상. 빛의 입자(광자)가 금속에 에너지를 전달하면 전자가 튀어 나가며 전류가 생성된다. 오늘날 태양전지를 구성하는 이론의 기초가 되며, 파동으로 여겨졌던 빛이 입자성을 지니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현상으로 아인슈타인은 1905년 광전효과를 실험으로 입증하며 노벨상을 받았다.
* 물질파(Matter Wave) 이론: 양자역학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이론. 광전효과를 통해 파동인 줄 알았던 빛이 입자성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착안해 입자로 인식됐던 전자에 파동성을 함께 보유할 수 있을 것이라는 가설을 세운다.

김범준 교수 물질파 이론이 등장한 이후 물리학자들이 고안한 가장 대표적인 실험이 바로 전자의 이중 슬릿 실험(Double-Slit Experiment)*입니다. 전자의 이중 슬릿 실험이란 두 개의 벽을 앞뒤로 두고 앞에 벽에는 기다란 구멍을 세로로 두 개 뚫어 뒤에 있는 벽(스크린)으로 전자를 보내는 실험인데요. 실험 내용을 살펴보면, 전자가 파동이라면 전자는 두 개의 구멍을 동시에 통과하고 그 뒤 벽에 여러 개의 줄무늬를 만들게 됩니다. 이는 두 개의 구멍을 동시에 통과한 파동이 두 개로 나눠지면서 두 파동 간에 간섭이 생겨 만들어지는 줄무늬들인데요. 이를 간섭무늬라고 부르죠.

* 이중 슬릿 실험(Double-Slit Experiment): 영국의 과학자 토마스 영(Thomas Young, 1773~1829)이 빛의 파동성을 증명하기 위해 했던 실험. 이중 슬릿으로 빛을 쐬었을 때 여러 개의 간섭무늬가 생기며, 빛의 파동성을 입증했다.

▲ 전자의 파동성과 입자성을 검증하기 위한 이중 슬릿 실험

반면, 전자가 입자라면 전자는 두 구멍 중 하나의 구멍으로만 통과하게 되는데요. 이 때문에 스크린에는 둘 중 하나의 구멍을 통과한 전자들이 도착하게 되는 것이죠. 하나의 구멍을 통과한 전자가 스크린에 도착하면, 두 개의 선만 존재하게 되는 것입니다. 전자의 이중 슬릿 실험을 살펴보면 간섭무늬가 생기면서 전자가 파동이라는 특징을 파악할 수 있거든요. 근데 재미있는 것은 전자가 어떻게 간섭무늬를 만드는지 관측하기 위해, 전자가 이중 슬릿을 통과하는 것을 관측하는 순간 간섭무늬는 사라지게 되고 여러 개였던 줄은 두 줄로 바뀌며 입자의 성질만을 보인다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많은 과학자는 전자가 파동과 입자의 성질을 모두 보유하고 있으며, 어느 구멍으로 통과하는지 관측하지 않으면 파동으로, 전자의 이동을 관측하면 입자로 결정된다는 결론을 내리게 된 것이죠. 즉, 양자역학은 ‘관측’에 따라 물질의 상태가 정해지게 되는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양자역학을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 바로 이 지점입니다. 고전역학의 세계에서 입자와 파동의 특성을 동시에 보이는 것은 없으니까요.

양자역학으로 만들고 작동되는 반도체

김환영 TL 전자가 파동성을 지닌다는 것은 반도체를 구성할 때도 많은 영향을 끼칩니다. 터널효과(Tunnel Effect, Tunneling) 때문인데요. 터널효과는 전자의 에너지 준위가 전자를 가로막는 벽(Barrier)보다 낮음에도 불구하고 전자 중 일부가 벽을 통과해 벽 뒤에서도 발견되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USB나 SSD(Solid State Drive)에 이용되는 메모리 반도체인 낸드플래시(NAND flash, 이하 낸드)의 경우, 이러한 터널효과가 활용된 기술입니다. 낸드는 부도체(절연체)로 둘러싸인 플로팅게이트 안에 전자를 넣어 정보를 저장하는 방식인데요. 전자의 파동성을 활용하면 부도체 너머의 플로팅게이트에 전자를 채우는 것이 가능하고, 이는 오랜 기간 데이터가 휘발되지 않는 메모리가 되는 것이죠.

▲ 파동성에 의한 터널효과는 고전역학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해 드리자면, 앞서 이야기 나눴던 에너지띠*[관련기사]를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에너지띠는 원자 내에 전자가 양자화되어 존재한다는 것을 바탕으로 확장된 개념인데요. 서로 다른 에너지띠를 가진 물질을 연결하면 전자 입장에서는 새로운 벽(Barrier)이 생기게 됩니다. 전자는 새롭게 생긴 벽 때문에 이동하고 싶어도 쉽게 이동할 수 없는 것이죠. 고전역학으로 이해하면 벽에 가로막힌 전자는 절대 벽을 통과할 수 없어야 하지만, 파동성을 보유한 전자는 미세하게나마 벽을 통과합니다. 이러한 사실은 슈뢰딩거 방정식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데요. 낸드는 결국, 벽의 높이나 두께를 조절하는 방식으로 전자가 벽을 통과할 수 있는 확률을 높이는 것입니다.

* 에너지띠(Energy Band): 고체 결정 내 전하(전자, 정공)가 이동할 수 있는 에너지 대역. 이 에너지띠에 채워진 전자와 에너지띠 사이의 간격 등에 따라 도체, 부도체, 반도체 등의 성질이 결정된다.

김범준 교수 양자역학을 통해 밝혀낸 전자의 운동과 전자의 파동성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것이군요. 설명해 주신 낸드를 비롯해 D램과 같은 메모리 반도체나 CPU, GPU와 같은 반도체 역시 양자역학이 적용된 것일 텐데요. 자세히 설명해 주시겠어요?

▲ 양자역학이 어떻게 반도체에 적용되는지에 대한 개념을 설명하는 임경선 TL과 이야기를 듣고 있는 김범준 교수, 김환영 TL, 조상혁 TL

임경선 TL 앞서 설명하진 않았지만, 전자를 설명할 때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바로 파울리 배타원리(Pauli exclusion principle)*입니다. 파울리 배타원리에 따르면 입자로 존재하는 두 개의 전자는 같은 위치에 공존할 수 없습니다. 이는 다시 말하면, 여러 전자가 동일한 준위의 에너지를 가질 수 없다는 의미입니다. 모든 물질은 원자의 연속이므로 여러 원자에 속해 있는 가장 외각의 전자는 서로 가까이 있지만 완벽하게 겹쳐 있을 순 없는 것이죠. 결국 조금씩 차이가 나는 에너지 준위의 전자들은 에너지띠를 형성하게 되는데요. 여기서 전자의 에너지 준위의 차이로 발생하는 에너지갭을 전자들이 넘어 다니면서 전도성을 갖게 되는 것이죠.

* 파울리 배타원리(Pauli exclusion principle): 다수의 전자를 포함하는 계에서 2개 이상의 전자가 같은 양자 상태를 취하지 않는다는 법칙으로 ‘배타율’이라고도 한다. 파울리 배타원리에 따르면 전자는 모든 양자수**가 같은 상태를 취할 수 없으므로 하나의 양자 궤도에는 반대의 스핀을 가지는 두 개의 전자만 들어가며, 그 밖의 전자에는 준위가 다른 양자 궤도가 할당되어, 전체적으로 껍질구조를 결정하게 된다.
** 양자수(Quantum Numbers): 원자 내에서의 전자를 1개씩 특정한 조건에 따르는 상태로 존재하는 것으로, 그 이외의 상태가 될 수 없다.

이러한 방법을 통해 전자를 흐르게 하거나, 흐르지 않게 하는 것이 바로 트랜지스터이고, 이 트랜지스터를 무수하게 많이 모아놓은 것이 바로 우리가 사용하는 반도체 칩입니다. 반도체를 사용하는 모든 전자제품이 이진법을 사용하는 이유는 바로 전자가 흐르지 않거나(0) 흐르는 경우(1)를 조정함으로써 수많은 정보를 처리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스마트폰과 컴퓨터를 비롯해 모든 전자기기는 이러한 양자역학을 통해 만들어진 것이죠.

김범준 교수 양자역학이라는 것이 워낙 설명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만큼 더 자세한 이야기를 나누지 못한 것이 아쉬운데요. 그래도 이렇게 반도체 산업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SK하이닉스 구성원분들과 직접 양자역학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니 정말 뜻깊은 것 같네요. 하지만 아직 할 얘기들이 더 남아있죠?

김환영 TL 네. 맞습니다. 사실, 최근 몇 년 사이 양자역학이 더욱 주목받기도 했는데요. 그 이유는 양자컴퓨터나 양자보안, 양자네트워크와 같은 ‘양자(Quantum)’라는 이름이 붙은 기술들이 등장했기 때문입니다.

김범준 교수 과연 양자컴퓨터와 양자보안 등 새로운 기술들에는 양자역학이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지 정말 궁금한데요. 이제 양자역학이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대한 이야기를 계속 이어가 볼까요?

지금까지, 양자역학이 등장하게 된 이유와 양자역학의 간단한 이론, 그리고 양자역학이 반도체에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지 살펴봤다. 다음 편에서는 양자역학을 활용한 양자컴퓨터와 같은 새로운 기술들을 살펴보고, 다가올 양자컴퓨터의 시대에 SK하이닉스가 무엇을 준비하고 있는지도 함께 살펴볼 예정이다. 김범준 교수와 SK하이닉스 구성원들의 물리학과 반도체에 대한 이야기는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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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시선, 최고가 최고를 만나다 with 김범준 교수] 보이지 않아도 모든 곳에 존재하는 물리학과 반도체 (1/4) /thirds-eyes-kimbeomjun-1/ /thirds-eyes-kimbeomjun-1/#respond Tue, 17 Oct 2023 15:00:00 +0000 http://localhost:8080/thirds-eyes-kimbeomjun-1/

제3시선, 최고가 최고를 만나다
‘제3시선, 최고가 최고를 만나다’는 과학·기술 분야 최고의 전문가들이 서로의 분야에서 공통의 주제를 이야기하며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을 넓혀가는 연재 콘텐츠입니다. 과학계의 최고 전문가와 최고의 ICT 기술을 만들어 내는 SK하이닉스 구성원 간의 대담을 통해 어렵게만 느껴졌던 반도체를 더욱 쉽게 만나볼 수 있습니다.

 

이번 시리즈에서는 국내 최고의 물리학 전문가인 김범준 성균관대학교 물리학과 교수와 SK하이닉스 구성원(김환영 TL, 민태원 TL, 임경선 TL, 조상혁 TL)들이 만나 정보의 기본단위가 0과 1로 처리되는 현재의 반도체를 물리학을 통해 이야기할 예정입니다. 이와 함께, 두 개 이상의 양자 상태가 합쳐진 ‘양자 중첩’ 현상을 활용해 0과 1이 동시에 처리되는 양자컴퓨터 등 미래 반도체 기술에 적용되는 물리학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까지, 총 4편에 걸쳐 다룰 예정입니다. 김범준 교수와 SK하이닉스 구성원들이 나누는 반도체, 물리학 그리고 양자역학에 대한 이야기. 지금부터 함께하겠습니다. (편집자 주)

반도체를 이해하고 설명하기 위해서는 물리학을 알아야 한다. 물리학이라는 학문은 우리의 삶, 모든 곳에 존재하며, 반도체 역시 물리학의 영역에서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번 대담을 통해 우리는 반도체를 이해하기 위해 물리학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아보고 SK하이닉스가 반도체를 통해 메모리를 개발하고 생산하는 과정에서 물리학이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도 함께 살펴볼 예정이다. 대담에 함께한 김범준 교수는 ‘세상 물정의 물리학’ ‘보이지 않아도 존재하고 있습니다’ 등 저서를 통해 우리 삶 속에서 접할 수 있는 물리학을 쉽고 재미있게 소개하는 국내 최고의 물리학 전문가이다. 함께 대담에 참여하는 SK하이닉스 구성원들 역시 물리학 전공자들로 메모리 분야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자랑하는 SK하이닉스에서도 물리학을 직·간접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제3시선_최고가_최고를_만나다_with_김범준_교수]보이지_않아도_모든_곳에_존재하는_물리학과_반도체_EP.1_01

김범준 교수 안녕하세요. SK하이닉스 구성원 여러분. 성균관대학교 물리학과 교수 김범준입니다. 오늘 좋은 기회로 여러분과 물리학, 그리고 반도체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게 됐는데요. 개인적으로는 아주 큰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저는 학교에서 학문적인 관점에서 물리학을 바라보고, 이야기해 왔는데요. 이렇게 산업 현장에서 직접 물리학을 활용하는 분들을 만나 물리학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처음이라 아주 기대가 큽니다.

김환영 TL 안녕하세요. 김환영 TL입니다. 저는 SK하이닉스에서 다가올 미래에 우리가 개발해야 할 새로운 메모리 소자에 대한 발굴, 분석 그리고 선행 연구하는 패스파인더(Pathfinder)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특히 양자컴퓨터와 뉴로모픽 반도체에 관심이 많으며, 미래에는 어떤 메모리 반도체가 필요할지 고민하고 탐구하고 있습니다. 오늘 김범준 교수님과 함께 물리학과 반도체에 대한 이야기들을 나누고 미래에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양자컴퓨터 등의 이야기도 나눌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 RTC(Revolutionary Technology Center): SK하이닉스 미래 기술 연구 조직으로 ‘ORP(Open Research Platform)’를 기반으로 활발한 연구 협력과 학술 활동을 통해 차세대 기술을 연구함 [관련기사]

민태원 TL 저는 미래기술연구원 AT에서 일하고 있는 민태원 TL입니다. 현재는 D램의 구조 및 조성분석 업무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주로 D램을 구성하는 자재 공정단계에서 발생하는 불량 원인을 분석합니다. 이를 위해 투과전자현미경(Transmission Electron Microscopy, TEM)을 활용해 실제 D램의 구조를 촬영하고 구조 내 성분들을 분석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임경선 TL 안녕하세요. GSM에서 차세대 상품기획 업무를 맡고 있는 임경선 TL입니다. 저는 차세대 메모리와 메모리 솔루션 제품에 대한 기획과 새로운 시장 개척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개념의 메모리 솔루션이 기술적, 상업적으로 유의미한 결과를 만들 수 있는지 검토하고 중장기적인 전략을 수립하는 업무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상품이나 프로젝트를 기획하는 업무의 특성상 직접적으로 물리학을 다루고 있지는 않습니다만, 오랜만에 물리학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통해 현재 우리가 하는 일들을 이야기한다면 아주 재미있겠다는 기대감으로 오늘 이 자리에 참여하게 됐습니다.

조상혁 TL> 안녕하세요. P&T PKG개발에서 근무하는 조상혁 TL입니다. 낸드와 D램, 컨트롤러 등을 하나의 패키지에 담은 MCP*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대학생 시절 좋아했던 물리학과 제가 일로 접하고 있는 반도체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자리라고 해서 기대가 큽니다. 오랜만에 물리학에 대해 이야기하다 보니 부족한 부분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김범준 교수님과 SK하이닉스 구성원들과 함께 즐겁게 이야기하도록 하겠습니다.

* MCP(Multi Chip Package): 2개 이상의 메모리 반도체를 수직으로 쌓아 올려 하나의 패키지 상태로 만든 제품으로 대표적으로 스마트폰 등에 사용되는 모바일용 D램과 낸드플래시 제품을 하나의 패키지 내에 구성한 제품들이 있다.

김범준 교수 다들 정말 반갑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 오기 전, 이번 대담에는 특별히 SK하이닉스에서도 물리학을 전공한 구성원분들이 참여하셨다고 전해 들었는데요. 반도체 산업을 최전선에서 이끄는 SK하이닉스 구성원분들과 유익하고 재미있는 대담을 기대해 보겠습니다.

반도체를 만드는 물리학

김범준 교수 본격적인 대담에 앞서 물리학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간단히 먼저 설명을 해볼까 합니다. 저는 물리학을 설명하기에 앞서 항상 ‘물리(物理)’라는 단어를 곱씹어 보는데요. 물리를 풀어 쓰면 ‘사물의 이치’라는 뜻이잖아요. 결국 물리학은 사물의 이치를 학문으로 표현한 것이죠. 이는 자연과 우주를 비롯해 우리 주변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을 일괄되고 합리적인 체계로 설명하려는 노력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자연의 모든 이치를 이해하고 이를 습득한 다음에는 이런 이해를 바탕으로 자연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현상에 개입하고, 제어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기는 것이 물리학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오늘 대담에서 핵심 주제인 반도체는 이런 물리학적 성질을 설명하기에 아주 좋은 대상이기도 한데요. 스마트폰을 비롯해 모든 전자기기는 물리학을 근간으로 만들어진 것이니까요. 결국 자연환경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현상과 인간의 삶을 둘러싼 모든 사물에 물리학이 적용된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만큼 물리학이라는 학문은 아주 매력적이고, 중요한 학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대담에_앞서_서로_소개하는_시간을_가지며_자유롭게_이야기_나누고_있는_김범준_교수(가운데)와_SK하이닉스_구성원들(좌측부터 민태원 TL, 임경선 TL, 김환영 TL, 조상혁 TL)

▲ 대담에 앞서 서로 소개하는 시간을 가지며 자유롭게 이야기 나누고 있는 김범준 교수(가운데)와 SK하이닉스 구성원들(좌측부터 민태원 TL, 임경선 TL, 김환영 TL, 조상혁 TL)

조상혁 TL 네 맞습니다. SK하이닉스에서 개발하고 생산하는 수많은 반도체 메모리 제품 역시 모든 공정 과정에서 물리학 이론이 적용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반도체라는 이름만 보더라도 그 자체로 물리학이잖아요.

김범준 교수 그렇습니다. 일반적으로 반도체에 적용되는 물리학은 고체물리학과 아주 깊은 관련이 있는데요. 요즘에는 ‘응집물질물리학’이란 이름으로 많이 이야기하는데, 수많은 물질의 특성을 탐구하거든요. 이런 ‘응집물질물리학’을 통해 반도체뿐만 아니라 도체나 부도체(절연체) 등을 구분하기도 합니다. 조금 더 자세히 얘기해 보자면, 특정한 물질의 에너지띠* 구조를 확인해 도체와 부도체, 그리고 반도체를 구분하는 것인데요. 에너지띠 구조를 살펴봤을 때 전기가 흐르는 도체와 전기가 흐르지 않는 부도체는 명확한 차이를 보입니다.

전기가 통하지 않는 부도체의 경우, 전자가 가득 차서 이동할 수 없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출퇴근 시간 사람이 가득 차 조금도 움직일 수 없는 지하철 안 상태와 비슷한 것이죠. 반면 도체의 경우 일정 부분만 전자로 채워져 있어서, 전자가 쉽게 이동할 수 있는 것입니다. 출퇴근 시간을 벗어나 한산한 지하철에서는 다른 칸으로 아주 쉽게 이동할 수 있잖아요? 이처럼 도체는 전자의 이동이 보다 원활하게 가능한 것입니다.

* 에너지띠(Energy Band): 고체 결정 내 전하(전자, 정공)가 이동할 수 있는 에너지 대역. 이 에너지띠에 채워진 전자와 에너지띠 사이의 간격 증에 따라 도체, 부도체, 반도체 등의 성질이 결정된다.

조상혁 TL 교수님의 말씀을 정리해 보자면 결국 전자가 흐르는 물질이 도체, 흐르지 않는 물질이 부도체라는 것인데요. 우리가 오늘 중요하게 다룰 반도체의 경우엔 특정 환경에서는 전자가 흐르고 또 다른 환경에서는 전자가 흐르지 않는 물체입니다. 이와 관련해서 사실, 조금 애매한 부분이 있기는 합니다. 저 역시 물리학을 배우면서 궁금했던 점이기도 한데요. 부도체의 경우, 전자가 흐르지 않는 물질이지만, 사실 부도체도 특정 조건을 부여하면 전자가 흐를 수도 있잖아요. 그렇다면 ‘반도체와 부도체의 경계를 어떻게 구분해야 하는가?’라는 궁금증이 있었습니다.

김범준 교수 많은 학생이 공감할 만한 궁금증이네요. 일반적으로 도체냐 부도체냐 반도체냐를 구분할 땐 전자 이동의 저항값이 크고 작음을 통해 구분하기는 하는데요. 말씀하신 것처럼 전자 이동의 빈도나 특수한 조건에 대한 의존성이 워낙 달라서 이를 명확하게 경계를 나눠 구분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물론, 진성반도체(Intrinsic Semiconductor)와 같이 온도의 변화만으로 전자가 이동할 수 있는 반도체도 있습니다. 하지만 산업 현장에서는 전자의 이동이 불가능한 물질에 도핑*을 통해 전자를 이동할 수 있게 만들어 주고 있는데요. 이것이 일반적으로 우리가 이야기하는 반도체인 것이죠.

* 도핑(Doping): 반도체 생산 과정에서 주로 이용되는 도핑은 진성반도체(Intrinsic Semiconductor)인 어떤 물질이 가진 순수한 전기적, 광학적 및 구조적 특성을 조절하기 위해, 결정 제조 과정 중에 불순물(원소나 화학 물질)을 의도적으로 첨가하는 것을 의미한다.

간단히 예를 들어, 규소(Si)의 고체 결합에 어떤 원소를 도핑하느냐에 따라 에너지띠 구조가 다르게 나타나잖아요. 바깥쪽 전자가 5개인 인(P)을 도핑할 경우 남는 전자 1개가 이동하는 N형 반도체*를 만들게 되는 것이고, 바깥쪽 전자가 3개인 알루미늄(Al)을 도핑한다면 전자 1개가 부족한 공간을 다른 전자들이 채우기 위해 이동하면서 전자가 흐르는 P형 반도체*가 되는 것이죠. 이러한 전자의 흐름을 우리는 물리학적 이론을 통해 이해하고 설명할 수 있는 것입니다.

* N형(Negative) 반도체: 전하 운반자 역할을 하는 전자의 수가 양공(비어있는 공간)의 수에 비해서 훨씬 많이 있는 반도체
* P형(Positive) 반도체: 전하 운반자 역할을 하는 전자의 수가 양공(비어있는 공간)의 수에 비해서 훨씬 적은 반도체

N형반도체의_경우_규소(Si)보다_전자_수가_많은_인(P)을_첨가해_남은_전자가_물체를_이동하는_구조를_보인다.

▲ N형 반도체의 경우, 규소(Si)보다 전자 수가 많은 인(P)을 첨가해 남은 전자가 물체를 이동하는 구조를 보인다.

P형반도체의_경우_규소(Si)보다_전자_수가_적은_붕소(B)를_첨가해_비어있는_공간(양공)으로_전자가_이동하는_구조를_보인다.

▲ P형 반도체의 경우, 규소(Si)보다 전자 수가 적은 붕소(B)를 첨가해 비어있는 공간(양공)으로 전자가 이동하는 구조를 보인다.

전자의 이동, 반도체와 초전도체

민태원 TL 저 역시 반도체를 이해하는 데 핵심은 전자의 이동을 이해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물질은 전자로 이뤄져 있고 결국 이 전자가 어떤 상태를 보이는지에 따라 물질의 성질이 결정되잖아요. 교수님 말씀대로 어떤 물체가 도체가 되냐 부도체가 되냐 반도체가 되냐를 결정하는 데는 전자가 어떤 상태로 존재하느냐가 굉장히 중요하니까요. 이 때문에 특정 물질의 전자 상태, 전자가 움직이거나 정지했을 때 그 주변 공간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가에 대해서 많은 연구들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죠. 이런 전자의 이동과 관련해 최근에 이슈가 됐던 초전도체*에 대해서도 간단히 이야기하면 좋을 것 같은데요.

* 초전도체(Superconductor): 특정 조건에서 모든 전기 저항을 상실하는 물질. 일반적으로 구리나 은과 같은 금속성 도체들은 온도가 낮아지면서 전기 저항이 낮아진다. 초전도체는 일정 온도 이하로 낮아지게 되면 저항이 0인 완전 도체가 되며, 한번 발생한 전류는 에너지 손실 없이 무한히 흐른다. 또한, 외부의 자기장을 배척하는 마이스너 효과가 나타난다.

전자_이동_관점에서_초전도체를_이야기하는_민태원 TL과 이야기를 듣고 있는 김범준 교수

▲ 전자 이동 관점에서 초전도체를 이야기하는 민태원 TL과 이야기를 듣고 있는 김범준 교수

김범준 교수 초전도체의 경우 완전히 다른 기술이긴 합니다. 기본적으로 초전도체의 핵심은 전류에 대한 저항이 없다는 것인데요. 초전도체를 살펴보면, 보통 아주 낮은 온도에서 전자 2개가 짝이 돼 쿠퍼쌍*을 이루거든요. 쿠퍼쌍은 전자의 이동을 도우며 저항이 생기지 않게 만들어 줍니다. 물론 최근에 이슈가 됐던 상온·상압 초전도체의 경우엔 저항이 없다는 증거가 명확하지 않아서 설득력이 많이 떨어지기는 하지만, 전자가 이동할 때 저항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은 엄청난 기술이 될 것임은 분명합니다.

* 쿠퍼쌍(Cooper Pair): 초전도 물질 내에 속도와 회전이 정반대인 2개의 전자가 만나 짝을 이루는 현상. 쿠퍼쌍은 2개의 전자가 짝을 지어 초전도 내에서 전류를 운반한다.

[제3시선, 최고가 최고를 만나다 with 김범준 교수] 보이지 않아도 모든 곳에 존재하는 물리학과 반도체 EP.1_04

▲ 매우 낮은 온도에서 원자의 움직임이 확연하게 느려지며, 전자와 충돌하지 않게 되는 것(저항 0이 되는 상태)이 초전도체의 원리이다.

임경선 TL 맞습니다. 특정 물질의 저항이 없다는 것은 그 자체로 활용 가능성이 무궁무진합니다. 당장 저희가 생산하는 반도체만 보더라도 금속배선 공정*이나 인터커넥트 부분, 그리고 네트워크 라인의 경우 해당 분야에 적용되는 물질의 저항에 따라서 동작 속도나 전송 속도가 결정되는 것이잖아요. 현재 널리 사용되는 구리선이나 광케이블, 금과 같은 여러 물질을 초전도체가 대체한다면, 우리가 상상할 수도 없는 엄청난 혁신이 이뤄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금속배선 공정: 반도체 칩 내부의 전기 신호를 전달하는 전선 역학의 금속을 연결해 회로를 완성하는 공정

김환영 TL 반도체 제조나 개발 영역에서 바라보면 사실, 특정 물질의 저항이 반드시 0이 될 필요는 없거든요. 모두의 바람처럼 상온·상압에서의 초전도체가 등장한다면 좋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새로운 소자를 개발할 때 특정 물질의 저항이 0이냐 아니냐는 그렇게까지 중요한 요소는 아닌 것 같아요. 앞서 임경선 TL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낮은 저항의 소자를 통해 CPU나 GPU의 인터커넥트나 D램 내부 금속배선의 저항을 줄인다는 것만으로도 아주 큰 의미가 있거든요.

예를 들어, 챗GPT처럼 최근 아주 많은 관심을 받는 머신러닝 모델들은 연산을 진행할 때마다 CPU나 GPU와 같은 연산장치와 메모리 사이에 전자가 이동하게 되는데요. 이때 오버헤드*가 발생하는데,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만약 아주 낮은 저항의 물질을 사용하게 된다면 이런 오버헤드를 비롯해 발열 등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 때문에 SK하이닉스 역시 새로운 물질과 공법을 개발하기 위해 끊임없는 연구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 오버헤드(Overhead): 특정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간접적 혹은 추가로 요구되는 시간, 메모리 등을 말한다. 오버헤드로 인해 효율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이를 해결하는 것은 중요한 과제이다.

새로운 반도체 소자와 공법의 필요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김환영 TL과 이야기를 듣고 있는 조상혁 TL

▲ 새로운 반도체 소자와 공법의 필요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김환영 TL과 이야기를 듣고 있는 조상혁 TL

김범준 교수 현재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컴퓨터 시스템의 다양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실제로 많은 기업들은 초전도체를 활용한 양자컴퓨터를 개발하고 있는데요. 오늘 양자정보연구지원센터에 방문해 살펴봤던 양자컴퓨터 역시 초전도체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초전도체를 활용하는 양자컴퓨터 역시 물리학을 통해 살펴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주목받는 미래기술이기도 한 양자컴퓨터에 대해 살펴보기 위해 양자역학 등 더 많은 물리학 이야기들을 나누면 좋을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김범준 교수와 SK하이닉스 구성원들이 나눈 도체와 부도체, 그리고 반도체를 구분하는 물리학적 이론 등에 대해 나눈 대담을 살펴봤다. 다음 편에서는 반도체의 원리를 양자역학을 통해 살펴볼 예정이다. 김범준 교수와 SK하이닉스 구성원들의 물리학과 반도체에 대한 이야기는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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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시선, 최고가 최고를 만나다 with 이한주 대표]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인프라,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그리고 반도체 (5/5-완결) /thirds-eyes-leehanjoo-5/ /thirds-eyes-leehanjoo-5/#respond Tue, 22 Aug 2023 20:00:00 +0000 http://localhost:8080/thirds-eyes-leehanjoo-5/ 제3시선, 최고가 최고를 만나다
제3시선, 최고가 최고를 만나다’는 최고의 ICT 업계 전문가들이 서로의 분야에서 공통의 주제를 이야기하며 세상을 바라보고 새로운 시선을 넓혀가는 연재 콘텐츠입니다. ICT 분야의 최고 전문가와 최고의 ICT 기술을 만들어 내는 SK하이닉스 구성원 간의 만남을 통해 기존 인터뷰 콘텐츠에서 볼 수 없었던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습니다.이번 시리즈는 클라우드 전문 기업 ‘베스핀글로벌’의 이한주 대표와 SK하이닉스 구성원(오수현 TL, 이세라 TL, 이의상 TL, 정이현 TL)들이 만나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인프라가 될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그리고 반도체’를 주제로 나눈 대담을 총 5편에 걸쳐 다룰 예정입니다.이한주 대표와 SK하이닉스 구성원들의 대담 완결편인 5편에서는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바라보는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의 전망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볼 것입니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인프라인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그리고 반도체에 대한 이야기,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앞선 4개 편의 대담을 통해 우리는 클라우드와 데이터센터의 현황을 비롯해 데이터센터에 적용되는 다양한 반도체를 살펴봤다. 특히, SK하이닉스의 제품들이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서비스 곳곳에 활용되면서 인터넷 환경을 더욱 쾌적하게 만들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가까운 미래는 어떻게 변화할까? 지금부터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서비스가 어떻게 성장 발전할 것인가에 대해 베스핀글로벌 이한주 대표와 SK하이닉스 구성원들의 생각을 함께 들어보자.

세상은 온통 ICT, 더욱 거대해질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이한주 대표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서비스의 발전은 우리 삶, 모든 곳에 큰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생각하는데요. 마지막으로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서비스가 어떤 모습으로 발전하게 될지 이야기해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오수현 TL 어떤 산업이든 전망을 예측한다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인데요. 하나 분명한 것은 반도체 기술이 꾸준히 발전하고 있는 만큼 데이터센터 하드웨어 발전도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과거 데이터를 저장하는 스토리지 역할만을 했던 데이터센터에서 현재는 초고속 연산장치가 필요한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AI) 서비스도 지원하는 것처럼 데이터센터는 지금보다 더 많은 일들을 하게 되는 것이죠. 그리고 이런 데이터센터의 발전은 ICT 산업의 발전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제3시선_이한주_산업혁명의 핵심 인프라,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그리고 반도체_01,SK하이닉스, 이한주, 제3시선,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ICT

이세라 TL 저는 데이터센터와 ICT 산업이 균형을 맞추며 발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ICT 산업의 발전 속도를 데이터센터가 따라가지 못할 경우, 수많은 사용자가 만들어 내는 데이터를 처리하거나 저장하지 못하게 되겠죠. 그렇다면 앞서 우리가 얘기 나눴던 챗GPT나 SK텔레콤의 에이닷(A.)과 같은 인공지능 서비스를 이용하기에도 어려움이 많을 것입니다.

이의상 TL 공감합니다. 사실 인공지능이라는 개념은 지금으로부터 100년도 넘은 1900년대에 등장했는데요. 당시엔 인공지능을 구현할 수 있는 하드웨어 기술력이 뒷받침되지 못했었고, 이러한 현상은 불과 몇 년 전까지 이어져 왔습니다. 하지만 최근 인공지능을 구현하기 위한 다양한 반도체 기술력이 비약적으로 개발됐고, 결국 오늘날 챗GPT와 같은 인공지능은 누구나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상황이 됐잖아요. 사용자들이 혁신적인 기술을 실생활에서 사용하기 위해서는 ICT와 함께 데이터센터와 같은 인프라의 발전이 동시에 필요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한주 대표 종합해 보면, 결국 ICT 산업과 데이터센터 그리고 반도체의 발전은 상호 영향을 주고받고 있고, 이 때문에 함께 균형을 맞추며 발전해야 한다는 것이군요. 모두 맞는 말씀입니다. 과거 ICT 산업을 생각해 보면 서버와 데이터베이스 관련 부서나 기업들은 보통 백엔드(Back-End)* 서비스 개념이었습니다. 하지만 오늘날 ICT 산업은 단순히 백엔드 서비스가 아닌 프론트엔드(Front-end)까지 전 분야에서 서비스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 백엔드(Back-End): IT 인프라 개발 단계를 구분할 때 백엔드(Back-End), 프론트엔드(Front-end)로 나누어진다. 이때 사용자에게 보여지는 마지막 시각적인 부분, 예를 들어, 홈페이지 화면, 이미지 등을 개발하는 서비스를 프론트엔드(Front-end) 서비스라고 하고, 백엔드(Back-end) 서비스는 사용자 이전 단계인 서버 프로그램, 애플리케이션의 서버, 데이터베이스를 관리하는 작업 등을 의미한다. 즉 백엔드(Back-end)는 사용하는 고객에게 보이지 않는 서버, 데이터베이스 구축, 유지, 보수 등을 수행한다.

자동차를 예를 들어볼까요? 과거 자동차에는 ICT 기술이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내연기관의 성능과 탑승자들의 안전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한 기술이었죠. 하지만 자율주행 시대가 다가오면서 지금의 자동차는 ICT 기술의 집합체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자율주행이 더 확산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도로 위의 모든 차량 정보와 교통 정보 데이터가 데이터센터에 저장되고 분석될 것입니다. 각각의 차량에서는 데이터센터에서 내려받은 데이터에 따라 가장 빠르고,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는 경로를 제공받게 될 것입니다.

이러한 양상은 IoT(Internet of Things, 사물인터넷)를 비롯한 우리의 삶 모든 곳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ICT 기술이 더 많은 곳에 적용되면서 그 인프라가 되는 데이터센터의 역할도 중요해지고 있는 것이죠. 이러한 이유로 최근 글로벌 ICT 기업들 역시 데이터센터와 같은 인프라 시설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정이현 TL 한마디를 더 얹어 보자면, 인공지능 기술이 서비스로 본격화되기 시작했고, 자동차와 스마트폰 등 실생활에서 자주 사용하는 디바이스들에 적용되는 ICT 기술들도 더욱 확산하고 있잖아요. ICT 기술과 데이터센터의 기술 발전만큼이나 선제적인 하드웨어 인프라 투자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인공지능만 보더라도, 서비스로 구현하기 위해선 정말 방대한 양의 학습데이터를 보관하고 운영해야 하거든요? 시장의 반응을 보고 인프라를 확충한다고 했을 때는 기술 개발에 한계점이 금방 나타날 수 있습니다. 다행히 전 세계 각국 정부들은 데이터센터를 국가 핵심 시설로 지정하고 투자 및 관리하는 상황입니다.

새로운 세상 위한 데이터센터, 혁신적인 반도체로 만들 수 있어

이한주 대표 지금까지 이야기 나눈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그리고 반도체 등은 결국 인프라가 되는 요소들인데요. 다양한 이야기들을 나누며, ‘반도체를 통해 클라우드와 데이터센터는 성장 발전하고 이 인프라로 미래에는 어떤 새로운 세상이 만들어질까?’라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습니다.

사실 클라우드 서비스나 데이터센터와의 관계에 대한 내용은 잘 알고 있으면서도 데이터센터를 구성하는 반도체 하나하나의 특성은 저도 잘 몰랐거든요. 인공지능 반도체를 비롯해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메모리 반도체, 스토리지에 필요한 낸드플래시 등 다양한 반도체 정보와 함께 인공지능 및 클라우드 시대를 대비하는 SK하이닉스의 기술 방향성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오늘 자리에 함께해 주신 분들이 이끌어 나갈 미래가 더 기대되고 궁금해집니다. 구성원 여러분의 소감도 한마디씩 부탁드립니다.

제3시선_이한주_산업혁명의 핵심 인프라,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그리고 반도체_03,SK하이닉스, 이한주, 제3시선,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ICT

오수현 TL 오늘 데이터센터에 방문해 SK텔레콤의 슈퍼컴퓨터 ‘타이탄’을 직접 봤던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관련기사]. 저희 SK하이닉스의 제품이 적용된 타이탄을 보니 HBM을 개발하는 구성원으로서 자부심이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오늘 대표님과의 대담을 통해서도 알 수 있었지만, 더 다양한 영역에서 데이터센터가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HBM과 같은 고성능 반도체 개발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013년, HBM을 세계 최초로 개발한 이후 12단 적층에 성공해 HBM3 24GB 패키지 출시했고, 최근 HBM3E의 개발[관련기사]까지 성공하며, 세계 최초와 최고의 가치를 만들어 내고 있는데요. 이런 고성능 반도체로 시장의 선두에 서서 수많은 ICT 산업의 발전을 이끌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더 큰 자긍심이 생겼습니다. 이와 함께, 우리가 앞으로 개발하게 될 제품들로 인해 더 발전된 세상을 상상해 볼 수 있었던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제3시선_이한주_산업혁명의 핵심 인프라,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그리고 반도체_04,SK하이닉스, 이한주, 제3시선,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ICT

이의상 TL SK하이닉스는 최근 개발에 성공한 MCR DIMM[관련기사] 같은 제품들을 통해 데이터센터의 성능 향상에 기여하고자 노력하고 있는데요. 이번 대담을 통해 저희가 개발하고 있는 제품들이 실제로 ICT 산업 발전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았습니다. 실제로 클라우드와 데이터센터 시장에서 더 향상된 성능의 메모리가 필요하다는 점도 느낄 수 있었고요. 앞으로 폭발적으로 늘어나게 될 데이터센터와 더 넓은 영역에서 활용하게 될 클라우드를 위해 시장의 요구에 맞는 고성능 D램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도록 하겠습니다.

제3시선_이한주_산업혁명의 핵심 인프라,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그리고 반도체_05,SK하이닉스, 이한주, 제3시선,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ICT

이세라 TL 최근 데이터센터 시장을 살펴보면 여러 트렌드가 있는데요. 앞서 이야기 나눴던 더 많은 데이터를 더 빠르게 처리할 수 있어야 한다는 성능적인 측면도 아주 중요하지만, 저전력과 발열을 낮추는 것 역시 아주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데이터센터는 24시간, 365일 운영되는 시설이고, 조금의 장애라도 발생하면 끼치는 영향이 상당하다는 점을 고려해 볼 때 제품의 안정성을 높이는 것 역시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SK하이닉스에서는 이러한 시장의 흐름을 잘 파악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최근 저희가 개발하고 생산하는 제품들의 키워드를 살펴보면 언제나 저전력이 빠지지 않고 있습니다. 저 역시 데이터센터에 사용되는 서버 메모리의 저전력과 더 높은 수준의 안정성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제3시선_이한주_산업혁명의 핵심 인프라,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그리고 반도체_06,SK하이닉스, 이한주, 제3시선,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ICT

정이현 TL 저희가 개발하고 있는 SSD의 기본 기능은 ‘데이터를 기억하는 것’입니다. 때문에 지금까지는 데이터를 더 안정적으로 저장하는 방법, 더 많이 저장하는 방법, 더 싸게 저장하는 방법 등에 집중해서 고민하고 개발해 왔었는데요. 최근 데이터센터나 클라우드 등의 흐름을 살펴보면 단순히 데이터를 저장하는 것에만 그쳐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번 대담에서도 많이 언급됐지만, ICT 산업의 발전이 지금보다 진척된다면, 데이터센터에서 데이터를 처리하는 역할은 CPU나 GPU 같은 연산장치를 넘어 D램이나 낸드와 같은 다른 반도체 제품들에 더 많이 분산될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최근 연산 기능이 포함된 SSD가 등장하고 있는 만큼 저 역시 이러한 방향성으로 SSD를 개발하는 데 힘쓰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클라우드 전문기업 베스핀글로벌 이한주 대표와 SK하이닉스 오수현 TL, 이세라 TL, 이의상 TL, 정이현 TL의 대담을 살펴봤다. 이번 대담을 통해 우리는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가 ‘전산실’과 ‘웹하드’를 뛰어넘는 디지털 혁신의 주춧돌이 될 것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특히, SK하이닉스에서 개발하고 생산하는 다양한 제품들이 데이터센터의 성능을 끌어올리고 무한한 가능성의 클라우드 환경을 제공한다는 것 역시 알 수 있었다.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는 미래는 어떻게 변화하게 될지 함께 지켜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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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시선, 최고가 최고를 만나다 with 이한주 대표]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인프라,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그리고 반도체 (4/5) /thirds-eyes-leehanjoo-4/ /thirds-eyes-leehanjoo-4/#respond Thu, 06 Jul 2023 15:00:00 +0000 http://localhost:8080/thirds-eyes-leehanjoo-4/ 제3시선, 최고가 최고를 만나다
‘제3시선, 최고가 최고를 만나다’는 최고의 ICT 업계 전문가들이 서로의 분야에서 공통의 주제를 이야기하며 세상을 바라보고 새로운 시선을 넓혀가는 연재 콘텐츠입니다. ICT 분야의 최고 전문가와 최고의 ICT 기술을 만들어 내는 SK하이닉스 구성원 간의 만남을 통해 기존 인터뷰 콘텐츠에서 볼 수 없었던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습니다.
이번 시리즈는 클라우드 전문 기업 ‘베스핀글로벌’의 이한주 대표와 SK하이닉스 구성원(오수현 TL, 이세라 TL, 이의상 TL, 정이현 TL)들이 만나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인프라가 될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그리고 반도체’를 주제로 나눈 대담을 총 5편에 걸쳐 다룰 예정입니다.
4편에서는 지난 3편에 이어, 데이터센터를 구성하는 핵심 반도체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갈 예정입니다.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의 발전으로 인해 더욱 주목받고 있는 반도체와 데이터센터의 핵심인 데이터를 보관하는 반도체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지난 3편에서 우리는 데이터센터를 구성하는 반도체, 그중에서도 DDR5와 MCR DIMM 등 D램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하지만 D램의 영역은 생각보다 넓다. 데이터센터에 사용되는 D램은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최근 챗GPT를 비롯해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늘어나자, 인공지능 구현에 최적화된 HBM(고대역폭메모리, High Bandwidth Memory)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늘어났다. 실제로 HBM은 고성능 데이터센터를 구현하기 위한 GPU(Graphic Processing Unit)에 빠르게 적용되고 있다. 또한, 인공지능 등으로 인해 데이터 수요가 늘면서 많은 데이터를 저장하고 보관하는 스토리지(Storage)에 적용된 낸드플래시(NAND Flash) 역시 빼놓을 수 없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반도체로 기대되는 HBM과 낸드플래시에 대한 이야기, 지금부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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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하이닉스의 HBM이 적용된 GPU가 탑재된 SK텔레콤의 슈퍼컴퓨터 ‘타이탄(TITAN)’을 설명하고 있는 오수현 TL(가장 왼쪽)과 설명을 듣고 있는 정이현 TL, 이한주 대표, 이의상 TL, 이세라 TL(왼쪽부터)

인공지능의 방대한 데이터 처리엔 ‘HBM이 핵심’

이한주 대표 데이터센터를 구성하는 다양한 반도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요[관련기사]. D램 분야에서는 확실히 SK하이닉스가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는 것이 느껴지네요. 게다가 최근에는 챗GPT와 같은 인공지능의 등장으로 SK하이닉스의 반도체가 더욱 주목받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반도체인가요?

오수현 TL 네. 저희 SK하이닉스가 지난 2013년 최초로 개발에 성공한 HBM입니다. 고대역폭메모리 반도체인 HBM은 TSV* 기술을 적용해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한 제품인데요. 수직으로 연결한 덕분에 HBM은 일반적인 D램에서 다소 어려웠던 데이터 병렬처리를 가능하게 해줍니다. HBM은 TSV 기술을 통해 상대적으로 패키징 사이즈가 작으며 매우 짧은 거리로 통신할 수 있어 더 빠르고 더 많은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습니다.

* TSV(Through Silicon Via, 실리콘 관통 전극) : D램 칩에 수천 개의 미세한 구멍을 뚫어 상층과 하층의 칩을 수직으로 관통해 상호 연결하는 첨단 패키지 방식

이의상 TL 저희가 둘러보고 온 SK텔레콤의 슈퍼컴퓨터 ‘타이탄’에도 SK하이닉스의 HBM이 적용돼 있었는데요. 인공지능을 위한 데이터센터 등에 널리 사용되고 있는 NVIDA의 GPU에 저희가 개발하고 생산하는 HBM이 적용돼 있습니다.

이한주 대표 HBM에 관해 잘 설명해 주셨는데요. HBM이 데이터센터에 적용되면 무엇이, 얼마나 좋을지 더 자세히 설명해 주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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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BM이 데이터센터에서 어떤 역할을 한지 설명하고 있는 오수현 TL과 설명을 듣고 있는 이의상 TL, 이한주 대표

오수현 TL 네. 데이터센터에서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해야 하는데요. 최근에는 챗GPT와 같은 인공지능이 큰 관심을 받으면서 더 많은 데이터를 더욱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메모리 수요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것이 바로 HBM인데요. HBM은 TSV 기술을 이용해 상대적으로 적은 면적에 더 많은 데이터 입출력 통로를 가지게 됩니다. HBM의 데이터 전송 통로(I/O)는 1,024개로 일반적인 D램의 데이터 전송 통로인 8개와 비교하면 매우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구조적 차이가 데이터센터에 어떻게 적용되는지 이해하기 쉽도록 우리가 흔히 이용하는 도로에 빗대어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똑같은 통행량이라고 가정했을 때 왕복 2차선 도로와 왕복 16차선 도로가 있다면 어느 쪽이 훨씬 원활할까요? 당연히 16차선 도로일 것입니다. 이러한 차이는 교통량이 많아질수록 더욱 커질 것입니다. HBM을 사용한다는 것은 더 많아지는 교통량을 위해 왕복 16차선 도로를 두는 것과 비슷합니다. 방대한 양의 데이터 전송이 필요한 데이터센터나 인공지능 학습을 위해 꼭 필요한 제품이죠.

이한주 대표 예를 들어 설명해 주시니 이해가 쉽네요. 전송해야 하는 데이터가 많을수록 HBM이 더욱 큰 역할을 할 수 있군요. 게다가 제가 알기로는 HBM은 더 적은 전력 소비에도 효과적이라고 들었는데요. 이에 대해서도 간단히 설명해 주시겠어요?

오수현 TL HBM의 경우, 곡선 형태로 연결된 선을 각각의 다이(Die)에 연결하는 기존 D램의 방식(Wire Bonding)이 아닌 다이(Die)를 수직으로 연결하는 TSV 기술이 적용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패키지의 크기가 매우 작으며, 통신 거리도 비교적 짧아집니다. 덕분에 데이터 전송에 필요한 소비 전력도 줄어드는 것이죠. 압도적으로 뛰어난 성능에 더해 저전력까지, HBM은 데이터센터에 반드시 필요한 반도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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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SV 기술을 도입해 획기적으로 면적을 줄일 수 있었던 HBM

이의상 TL 이처럼 높은 효율을 보이는 HBM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저희 SK하이닉스 역시 HBM 개발을 꾸준히 이어왔는데요. 덕분에 저희는 지난 2021년 업계 최초로 HBM3 개발 성공을 이뤄냈습니다. HBM3는 초당 819GB(기가바이트)의 동작 속도를 자랑하는데요. 이는 FHD 영화 163편을 1초 만에 전송할 수 있는 엄청난 속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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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하이닉스가 세계 최초로 개발에 성공한 12단 적층 HBM3

오수현 TL 저희가 개발한 HBM3의 경우 지난해 6월부터 본격적인 양산을 시작해 현재는 세계 최고 수준의 인공지능 전용 GPU인 NVDIA의 H100에 탑재되고 있는데요. H100은 인공지능 솔루션을 위한 다양한 데이터센터에서 사용되고 있습니다. 저희 SK하이닉스는 세계 최초로 HBM3를 개발한 데 이어, 최근에는 12단 HBM3의 개발[관련기사]에 성공하면서 HBM 기술 리더십을 굳건히 했습니다.

12단 HBM3의 경우, 기존 HBM3에서 D램을 8단을 수직으로 쌓은 것보다 더 많은 12단을 쌓은 제품입니다. 이를 통해 기존 16GB에서 24GB로 용량을 50% 늘릴 수 있었죠. 기존의 HBM3와 같은 두께를 유지하면서 용량(적층 수)을 높이기 위해 HBM에 들어가는 D램을 40% 얇게 만들어 쌓았는데요. D램을 얇게 만들면서 칩이 쉽게 휘어지는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선된 보호재(ECM*)와 새로운 적층 방식을 활용한 어드밴스드(Advanced) MR-MUF* 기술을 적용했습니다.

* 에폭시 보호재(EMC, Epoxy Molding Compound) : 열경화성 고분자의 일종인 에폭시 수지를 기반으로 만든 방열 소재로, 반도체 칩을 밀봉해 열이나 습기, 충격 등 외부 환경으로부터 보호한다.
* MR-MUF(Mass Reflow-Molded Under Fill) : 반도체 칩을 쌓아 올린 뒤 칩과 칩 사이 회로를 보호하기 위해 액체 형태의 보호재를 공간 사이에 주입하고, 굳히는 공정. 칩을 하나씩 쌓을 때마다 필름형 소재를 깔아주는 방식 대비 공정이 효율적이고, 열 방출에도 효과적인 공정으로 평가받고 있다. [관련기사]

이한주 대표 앞으로 더욱 늘어나게 될 클라우드와 데이터센터에서 SK하이닉스의 HBM들이 아주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가 되네요.

데이터센터의 또 다른 축, ‘스토리지’를 이루는 ‘낸드플래시’

이한주 대표 앞에서 얘기 나눴던 DDR5 MCR DIMM이나 HBM과 같은 반도체 제품들은 모두 데이터의 전송과 연산을 돕는 제품으로 알고 있는데요. 데이터센터에는 이외에도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반도체가 있죠?

정이현 TL 네. 데이터를 저장하고 보관하는 스토리지를 구축하기 위한 낸드플래시가 있습니다. 지금까지 D램에 대한 이야기를 듣다 보니 ‘우리 SK하이닉스가 데이터센터, 그중에서도 D램 분야를 선도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낸드플래시 역시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한 축으로 매우 중요한 반도체이고 저희 SK하이닉스 역시 데이터센터를 위한 다양한 낸드플래시 제품을 개발 및 생산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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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이터센터에 적용되는 낸드플래시의 다양한 제품들을 소개하고 있는 이의상 TL, 이한주 대표, 정이현 TL(왼쪽부터)

이한주 대표 낸드플래시는 우리가 흔히 사용하고 있는 SSD(Solid State Drive)를 구성하는 반도체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SSD와 낸드플래시에 관해 설명해 주시겠어요?

정이현 TL 앞서 스토리지에 대해 살펴보면 좋을 것 같은데요. 과거 스토리지의 핵심이었던 자기를 이용한 HDD(Hard Disk Drive)에서 낸드플래시를 활용하는 SSD로 넘어오면서 우리는 많은 변화를 겪었습니다. 가장 먼저, 필요 전력이 감소했고, 데이터를 읽고 쓰는 속도가 비약적으로 상승했습니다. 게다가 자기 디스크를 사용해야 했던 HDD는 소형화에 물리적인 한계가 있었는데요. 그에 비해 낸드플래시를 활용했던 SSD는 소형화가 가능했습니다. 덕분에 지금 우리는 스마트폰을 비롯해 데이터센터 등에서도 공간을 절약하며 스토리지를 사용할 수 있죠.

특히, 저희 SK하이닉스는 지난해 8월 세계 최초로 238단 512Gb(기가비트) TLC(Triple Level Cell)* 4D 낸드플래시 개발에 성공하고 양산을 시작하기도 했습니다. 세계 최초로 238단 낸드플래시 개발에 성공했다는 것은 그만큼 저희 SK하이닉스가 낸드플래시 기술력에서 앞선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238단이라는 최고층에도 큰 의미가 있지만, CTP*와 PUC* 기술을 통해 구현한 4D 제품인 것도 큰 의미가 있습니다. 238단 4D 낸드플래시의 경우 이전 세대인 176단과 비교해 더 작은 크기로 생산이 가능해지면서 생산성이 높아졌고, 데이터 전송 속도는 2.4GB/s로 50% 빨라졌습니다. 게다가 소비 전력 역시 21% 줄었죠. 해당 제품이 지금 당장 서버용 SSD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지만, 머지않아 서버에도 적용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를 통해 데이터센터의 스토리지 성능과 전력 효율이 크게 향상할 수 있을 것입니다.

* 낸드플래시는 한 개의 셀(Cell)에 몇 개의 정보(비트 단위)를 저장하느냐에 따라 SLC(Single Level Cell, 1개)-MLC(Multi Level Cell, 2개)-TLC(Triple Level Cell, 3개)-QLC(Quadruple Level Cell, 4개)-PLC(Penta Level Cell, 5개) 등으로 규격을 구분. 정보 저장량이 늘어날수록 같은 면적에 더 많은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다.
* CTF (Charge Trap Flash) : 전하를 도체에 저장하는 플로팅 게이트(Floating Gate)와 달리 전하를 부도체에 저장해 셀 간 간섭 문제를 해결한 기술로, 플로팅게이트 기술보다 단위당 셀 면적을 줄이면서도 읽기, 쓰기 성능을 높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 PUC (Peri. Under Cell) : 주변부(Peri.) 회로를 셀 회로 하단부에 배치해 생산효율을 극대화하는 기술

이한주 대표 낸드플래시 역시 D램과 같이 더 빨라진 속도와 작아진 크기, 저전력이 핵심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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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최고층으로 개발된 SK하이닉스의 238단 4D 낸드플래시

정이현 TL 네. 맞습니다. 데이터센터에서 낸드플래시의 역할은 PC에서의 역할과 크게 다르지않게 데이터를 저장하고 보관하는 것입니다. 앞서 설명해 주신 D램과 비교해 보자면 D램은 가까운 곳에 손이 닿는 책상 정도로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책을 볼 때만 책상 위에 책을 두는 것이죠. 하지만 SSD의 경우 다양한 책을 오래 보관하는 도서관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잠시 불러오고 휘발되는 메모리가 아닌 장기간 저장할 수 있는 비휘발성 메모리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다만 데이터센터에 적용되는 낸드플래시의 경우, 단순히 데이터를 얼마나 빠르고 많이 읽고 쓸 수 있느냐를 넘어서 더 많은 요소를 고민해야 합니다.

정이현 TL 앞서 D램 제품들의 특징을 말씀해 주신 것과 상당히 비슷한 점이 있는데요. 낸드플래시 역시 데이터 저장뿐 아니라 SoC(System on Chip) 등을 활용해 연산 장치를 보조하는 등의 역할이 요구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리고 저전력 역시 중요한 이슈이죠. 특별히 D램과 다른 점이 있다면 낸드플래시의 경우 데이터를 저장하기 위한 제품이다 보니 보안과 관련해 더 철저한 검증이 필요합니다.

개인 정보와 같은 민감한 정보가 저장되는 데이터센터의 경우, 보안 강화가 핵심 이슈가 될 수 있으며, 플랫폼이나 서비스 제공을 위한 데이터센터에서는 시스템 오류 등의 문제로 인해 발생하는 데이터 손상을 예방하거나 바로 복구 가능한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심지어 보안 문제와 관련해선 일정 수준에 도달하지 못하면 아예 납품하지 못하는 경우도 빈번하기 때문에 저희도 제품의 보안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한주 대표 보안과 관련된 부분은 저도 참 공감하는 부분이 많은데요. 이야기를 들어보니 소프트웨어 기반의 클라우드와 하드웨어 기반의 낸드플래시가 추구하는 방향이 상당히 비슷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데이터를 저장한다는 측면에서 최근 클라우드 업계에서도 보안은 매우 중요한 이슈거든요. 과거에는 애플리케이션 단계에 보안 이슈가 집중돼 있었지만, 이제는 하드웨어 베이스에서까지 해킹할 수 있는 시대이기 때문에 낸드플래시 제품에서 더욱 보안에 힘쓰는 이유를 알 것 같네요.

지금까지 데이터센터에 어떤 반도체들이 필요하고, 해당 반도체들이 어떤 역할들을 하고 있는지 들어봤는데요. 데이터센터의 하드웨어 부분까지는 저도 잘 몰랐던 내용들이라 들으면서도 새롭게 알게 된 부분도 있어서 아주 신기하고 재밌었습니다. 반도체의 발전으로 더욱 쾌적한 환경의 클라우드 서비스와 데이터센터 운영이 가능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럼, 끝으로 클라우드 서비스와 데이터센터의 전망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도록 할까요?
지금까지 데이터센터를 구성하는 다양한 반도체들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더 빠른 데이터 전송을 위한 DDR5 MCR DIMM[관련기사]과 인공지능을 위해 특화된 HBM, 그리고 데이터 저장을 위한 핵심 반도체인 낸드플래시까지 살펴봤다. 해당 시리즈의 마지막 콘텐츠가 될 다음 편에서는 함께 나눈 대담에 대한 소감과 미래 전망에 대해 살펴볼 예정이다. 이한주 대표와 SK하이닉스의 미래를 위한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그리고 반도체에 대한 이야기는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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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시선, 최고가 최고를 만나다 with 이한주 대표]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인프라,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그리고 반도체 (3/5) /thirds-eyes-leehanjoo-3/ /thirds-eyes-leehanjoo-3/#respond Mon, 12 Jun 2023 15:00:00 +0000 http://localhost:8080/thirds-eyes-leehanjoo-3/

제3시선, 최고가 최고를 만나다
 

‘제3시선, 최고가 최고를 만나다’는 최고의 ICT 업계 전문가들이 서로의 분야에서 공통의 주제를 이야기하며 세상을 바라보고 새로운 시선을 넓혀가는 연재 콘텐츠입니다. ICT 분야의 최고 전문가와 최고의 ICT 기술을 만들어 내는 SK하이닉스 구성원 간의 만남을 통해 기존 인터뷰 콘텐츠에서 볼 수 없었던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습니다.
 

이번 시리즈는 클라우드 전문 기업 ‘베스핀글로벌’의 이한주 대표와 SK하이닉스 구성원(오수현 TL, 이세라 TL, 이의상 TL, 정이현 TL)들이 만나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인프라가 될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그리고 반도체’를 주제로 나눈 대담을 총 5편에 걸쳐 다룰 예정입니다.
 

3편에서는 보다 뛰어난 성능의 데이터센터를 위해 더욱 주목받고 있는 서버용 D램에 대한 이야기를 다룰 예정입니다. 데이터센터에서 서버용 D램이 중요한 이유와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SK하이닉스의 D램에 대한 이야기,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지난 편을 통해 우리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인프라가 될 클라우드[관련기사]와 데이터센터[관련기사]에 대해 알아봤다. 디지털전환(DT, Digital Transformation)의 가속화와 클라우드 서비스의 이용 증가로 데이터센터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으며, 데이터센터가 중요해진 만큼 이를 구성하는 서버(컴퓨터)의 성능 역시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서버의 성능 향상에는 CPU와 GPU 등 연산 장치의 발전이 큰 역할을 했지만, 이러한 발전도 데이터의 원활한 전송을 돕는 D램의 발전이 없었다면 빛을 보지 못했을 것이다. 우리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방대한 데이터를 전송하고, 연산해야 하는 데이터센터에는 당연히 더 뛰어난 성능의 D램이 필요하다. 이번 편에서 이한주 대표와 SK하이닉스 구성원들은 데이터센터를 구성하는 서버, 그 중에서도 D램의 역할과 성능이 중요한 이유에 대해 살펴보고, D램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SK하이닉스의 기술력에 대해서도 알아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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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D램 제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SK하이닉스 구성원과 이한주 대표(왼쪽부터 오수현 TL, 이의상 TL, 이한주 대표, 이세라 TL)

변화하는 데이터센터, ‘D램 역시 진화’ 중

정이현 TL 앞에서 우리는 최근 나타나고 있는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이나 클라우드의 수요가 많아지고 있는 현상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는데요[관련기사]. 이로 인해 데이터센터 역시 다양한 형태로 변화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실제로 데이터센터의 역할이 다양해짐에 따라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컴퓨터 역시 많이 달라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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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이터센터에서 네트워크 장비를 보며 인공지능 반도체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이의상 TL, 이한주 대표, 정이현 TL(왼쪽부터)

이한주 대표 함께 살펴봤었던 SK텔레콤의 슈퍼컴퓨터 ‘타이탄(TITAN)’ 역시 데이터센터의 일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요즘에는 타이탄과 같은 슈퍼컴퓨터나 아마존 웹서비스(AWS)에서 제공하는 인공지능 학습 컴퓨터 등 고성능 컴퓨팅이 가능한 제품들을 활용해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이런 움직임은 아마존이나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등 글로벌 IT 기업들을 중심으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죠. 글로벌 IT 기업들이 인공지능 분야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데이터센터에 적용할 수 있는 인공지능 반도체에 대한 관심도 빠르게 높아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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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5월, 세계 최초로 데이터센터 호환성 검증에 들어간 SK하이닉스의 DDR5(1b)

이의상 TL 저희 SK하이닉스 역시 이러한 움직임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있는데요. 먼저, 데이터센터에 활용되는 서버용 D램을 살펴보면, 지난 5월 세계 최초로 데이터센터 호환성 검증에 돌입한 DDR5를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현존 D램 중 가장 미세화된 10나노급 5세대(1b) 기술이 적용된 SK하이닉스의 최신 서버용 DDR5는 현재 가장 빠른 동작 속도인 6.4Gbps(초당 6.4기가비트)를 자랑하는데요. 최고 속도에 더해 소비 전압은 1.1V(볼트)로 기존 DDR5(1a) 대비 전력 소모를 20% 감축하는 데도 성공했습니다.

이한주 대표 최근 D램을 비롯한 다양한 반도체에서 소비 전력을 줄이고 있다는 점은 아주 긍정적이네요. 데이터센터의 경우, 그 필요성과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지만, 막대한 전력이 필요하다는 문제도 있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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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이터센터의 전력 사용량이 점점 늘어나고 있음을 말하고 있는 오수현 TL

오수현 TL 맞습니다. 보통 데이터센터는 제곱미터(m2)당 1,000kWh의 전력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이는 일반적인 미국 가정의 전력 사용 대비 10배 많은 수준입니다. 데이터센터가 막대한 전력을 필요로 하는 이유를 살펴보면, 먼저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기 위해선 수많은 기기를 사용해야 합니다. 서버 컴퓨터를 통해 데이터를 처리하고 스토리지에는 데이터를 저장하고, 네트워크 장비를 통해 데이터의 송수신을 진행하죠. 이러한 데이터센터를 구성하는 컴퓨터와 장비들을 24시간 작동시키기 위해서는 막대한 전력이 필요합니다. 게다가 24시간 뿜어내는 열을 식히기 위한 냉방 시설도 필수적으로 필요합니다. 컴퓨터에 필요한 전력에 더해 냉방 시설을 위한 전력까지, 데이터센터가 소비하는 전력은 비약적으로 늘어나는 것이죠.

이한주 대표 그렇기 때문에 컴퓨터를 구성하는 각각의 반도체들이 전력 소비량을 줄이는 것이 결국 데이터센터 전체의 전력을 줄이는데 큰 효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더 좋은 성능에 더 낮은 전력 소비를 추구하는 SK하이닉스의 방향성은 적절하다고 할 수 있겠네요. 그렇다면 데이터센터를 구성하는 제품의 필요 요소는 또 무엇이 있을까요?

이세라 TL 서버용 D램은 안정성과 신뢰성이 아주 중요합니다. 24시간 정상적으로 작동하면서도 작은 오류도 허용돼선 안 되는데요. 데이터센터의 서버용 컴퓨터가 제품의 문제로 인해 오류가 발생할 경우, 피해는 천문학적일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이나 컴퓨터를 통해 이용하는 다양한 서비스들 역시 모두 데이터센터의 정상적인 작동 위에서 이용이 가능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데이터센터는 단순히 개인이 컴퓨터를 이용한다는 개념이 아니기 때문에 해당 제품들의 안정성과 신뢰성이 반드시 보장돼야 합니다. 그래서 저희는 DDR5부터는 D램 내부에 오류정정코드(On-Die ECC)를 도입했는데요. 덕분에 고속·고용량 환경에서 더 높은 안정성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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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이터센터 환경과 그 속에 구성된 서버용 D램 DDR5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이세라 TL(오른쪽)과 경청하는 정이현 TL(왼쪽)

서버용 D램 선도하는 SK하이닉스

이한주 대표 메모리 반도체 분야를 이끌어가는 SK하이닉스인 만큼 확실히 서버용 D램에서도 강점을 보이는 것 같네요. 게다가 최근에는 기술 혁신을 통해 더욱 뛰어난 제품을 개발했다는 소문을 들었는데요. 어떤 제품일까요?

이의상 TL 지난해 12월 개발에 성공한 ‘DDR5 MCR DIMM(Multiplexer Combined Ranks Dual In-line Memory Module)[관련기사]입니다. 기존 제품인 DDR5 여러 개를 기판에 결합한 모듈 제품으로 동작 속도는 개발 당시 서버용 DDR5의 동작 속도였던 4.8Gbps보다 80% 빨라진 8Gbps 이상을 자랑합니다. 데이터센터는 제한된 면적에서 최고의 효율을 낼 수 있어야 하는데요. 저희가 개발한 MCR DIMM과 같은 고성능 제품을 사용하게 되면, 더 높은 수준의 퍼포먼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한주 대표 DDR5는 알겠는데, MCR DIMM은 조금 생소하네요.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해 주시겠어요?

이세라 TL 이의상 TL님께서 말씀해 주신 대로 MCR DIMM은 여러 개의 DDR5를 하나의 기판위에 결합한 모듈 제품인데요. 그동안 DDR5의 속도는 D램 단품의 동작 속도에 좌우된다는 것이 일반적인 인식이지만, 이번 MCR DIMM은 기존 개념에서 벗어나 D램 단품이 아닌 특정 부품을 추가한 모듈을 통해 성능을 끌어올린 것이 특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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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CR DIMM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이의상 TL(가운데)과 설명을 듣고 있는 오수현 TL(왼쪽), 이한주 대표(오른쪽)

이의상 TL MCR DIMM은 두 개의 랭크*가 동시에 작동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이를 위해 저희는 ‘데이터 버퍼*라는 부품을 MCR DIMM에 적용했는데요. 덕분에 1개의 랭크에서 64바이트의 데이터가 전송되는 것이 아닌 2개의 랭크에서 각각 64바이트의 데이터가 동시에 전송돼 128바이트의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기존 제품 대비 비약적인 성능 향상을 이룰 수 있었습니다.

* 랭크(Rank) : D램 모듈에서 CPU로 내보내는 기본 데이터 전송 단위의 묶음. 보통 64바이트(Byte)의 데이터가 한 묶음 단위가 돼 CPU에 전송된다.
* 버퍼(Buffer): D램 모듈 위에 같이 탑재돼 D램과 CPU 사이의 신호 전달 성능을 최적화하는 부품. 고성능과 안정성이 요구되는 서버용 D램 모듈에 주로 탑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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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CR DIMM의 작동 구조

오수현 TL MCR DIMM이 특히 놀라운 점은 성능 향상 폭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그동안 새로운 D램 제품의 동작 속도 향상 수준이 800Mbps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기존 4.8Gbps에서 8Gbps 이상으로 동작 속도가 향상됐다는 것은 그야말로 혁신을 이룬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한주 대표 들어보니 감히 기술 혁신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이와 같은 기술 혁신을 위해선 사전에 많은 과정이 있었을 것 같아요. 특히 더욱 뛰어난 서버용 D램의 수요가 있었을 것 같은데요.

이의상 TL 네. 맞습니다. 앞서 이야기 나눈 대로 데이터센터는 인공지능을 비롯해 미디어와 쇼핑, 교통 등 방대한 분야에서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데요. 이에 따라, 데이터센터가 처리하게 될 데이터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될 것입니다. 당연히 이러한 데이터를 처리하기 위한 메모리의 성능 향상도 필요하겠죠. 다만, 저희는 기존의 성능 향상 수준으로는 이처럼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데이터를 처리하기에 어려울 수도 있겠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폭발적으로 늘어날 데이터와 데이터센터에서 필요로 하는 수준 이상의 제품 개발이 필요하다는 결론에 도달했고, 선제적으로 비약적인 성능 향상을 이룬 서버용 D램을 개발하게 된 것이죠.

이한주 대표 우리가 지금까지 나눈 이야기에서 언급됐던 인공지능이나 다가올 미래에 디지털상에서 이뤄지는 모든 서비스는 결국 클라우드와 데이터센터를 통해 구현될 것이고, SK하이닉스는 이러한 미래를 위해 철저하게 준비하고 있군요. 놀랍습니다. 이어, 데이터센터를 구성하는 더욱 다양한 제품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할까요?
 

지금까지 데이터센터를 구성하는 핵심 제품 중 하나인 서버용 D램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SK하이닉스는 끊임없는 기술 혁신을 통해 다가올 미래, 폭발적으로 늘어날 데이터를 더욱 빠르고 원활하게 처리하기 위한 제품을 개발, 생산하고 있었다. 다음 편에서는 인공지능이 발전하면서 더욱 각광받고 있는 반도체와 방대한 데이터를 저장하기 위한 반도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볼 예정이다. 이한주 대표와 SK하이닉스의 미래를 위한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그리고 반도체에 대한 이야기는 계속된다. 대한 이야기는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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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시선, 최고가 최고를 만나다 with 이한주 대표]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인프라,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그리고 반도체 (2/5) /thirds-eyes-leehanjoo-2/ /thirds-eyes-leehanjoo-2/#respond Wed, 10 May 2023 15:00:00 +0000 http://localhost:8080/thirds-eyes-leehanjoo-2/ 제3시선, 최고가 최고를 만나다

‘제3시선, 최고가 최고를 만나다’는 최고의 ICT 업계 전문가들이 서로의 분야에서 공통의 주제를 이야기하며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을 넓혀가는 연재 콘텐츠입니다. ICT 분야의 최고 전문가와 최고의 ICT 기술을 만들어 내는 SK하이닉스 구성원 간의 만남을 통해 기존 인터뷰 콘텐츠에서 볼 수 없었던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습니다. 이번 시리즈는 클라우드 전문 기업 ‘베스핀글로벌’의 이한주 대표와 SK하이닉스 구성원(오수현 TL, 이세라 TL, 이의상 TL, 정이현 TL)들이 만나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인프라가 될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그리고 반도체’를 주제로 나눈 대담을 총 5편에 걸쳐 다룰 예정입니다.
 

2편에서는 클라우드를 제대로 운영하기 위해 꼭 필요한 기반 시설, 데이터센터에 대해 자세히 살펴볼 예정입니다. 데이터센터에 대한 이야기,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데이터센터(Datacenter)는 클라우드뿐만 아니라 인터넷에서 행하는 모든 활동을 위해 꼭 필요한 핵심 시설이다. 인터넷에서 제공되는 모든 서비스는 데이터센터 없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데이터센터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국내 주요 IT 기업들 역시 자사의 데이터센터를 확충하기 위해 천문학적인 금액의 투자를 이어가고 있으며, 주요 통신사나 SI* 기업들 모두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이는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더욱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클라우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전편[관련기사]에서 언급했던 세계적인 클라우드 기업, 아마존웹서비스(AWS)와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등도 전 세계 곳곳에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를 만들기 위해 천문학적인 비용을 투자하고 있다.

* SI(System Integration, 시스템 통합) : 네트워크,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등 IT 요소들을 결합해, 하나의 시스템으로서 함께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IT 서비스 사업. 국내에서는 주요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SI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 하이퍼스케일(Hyperscale) 데이터센터 : 초거대 데이터센터, 데이터센터의 경제성과 더욱 뛰어난 성능을 확보하기 위해 거대한 규모로 구축한 데이터센터, 공식적으로 정의된 바는 없지만 대략 5,000대의 서버와 약 1만m2(약 3,000평) 이상의 데이터센터를 칭한다.

국내외 주요 기업들이 데이터센터를 계속 확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번 ‘제3시선 최고가 최고를 만나다 with 이한주 대표’ 2편에서는 ICT 산업의 핵심 인프라인 데이터센터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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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이터센터의 다양한 시설을 둘러보고 있는 이한주 대표와 SK하이닉스 구성원들(우측부터 오수현 TL, 이의상 TL, 이세라 TL, 정이현 TL, 이한주 대표)

4차 산업 핵심 인프라 ‘데이터센터’

이한주 대표 이번에는 데이터센터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는 이유, 그리고 데이터센터의 역할에 관해 자세한 이야기를 나눠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데이터센터가 이렇게 중요해진 이유가 무엇일까요?

정이현 TL 클라우드 서비스 역시 아주 중요한 요인이 되겠지만, 최근에 크게 주목받는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머신러닝, 딥러닝 등을 위해 거대한 용량의 학습 데이터를 보관하고, 처리하는 데 데이터센터와 같은 하드웨어 시설이 반드시 필요하니까요. 게다가 최근 인공지능의 발전 속도가 눈에 띄게 빨라지면서 더욱 높은 수준의 인프라가 필요해졌고, 데이터센터의 중요도가 더욱 커진 것이죠.

실제로 국내외 IT 기업들은 새로운 산업의 선점을 위해 데이터센터에 투자를 늘리고 있으며, 전 세계 각 정부 역시 국가 핵심 시설로 데이터센터를 선정해 투자하고 관리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만큼 데이터센터라는 인프라가 중요해지고 있다는 의미인 것이죠.

이한주 대표 네 맞습니다. 과거에는 회사마다 존재하는 서버실 혹은 전산실 개념의 온-프레미스(On-Premise) 형태의 데이터센터들이 주를 이뤘지만, 최근에는 단독 건물 형태의 데이터센터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죠. 이러한 모습은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고 있는데요.

국내만 하더라도 주요 IT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 등은 수천억 원을 투자해 자사의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있고, 아마존 역시 최근 호주에 약 12조 원을 투자해 데이터센터를 구축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처럼 데이터센터의 확충은 세계적인 트렌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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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 데이터센터 분포 현황(출처 : datacentermap.com). 북미와 유럽에 많은 데이터센터가 분포해 있지만 최근 아시아와 오세아니아 등에서도 데이터센터 수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이의상 TL 데이터센터의 변화에 대해서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면, 사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데이터센터는 IDC(Internet Data Center)라고도 불리고 있는데요. IDC의 경우 국내에서 1970년대 대기업 등 아주 극소수 기업에서만 구축해서 사용했었고, 1990년대 들어서면서 지금과 같이 컴퓨팅과 네트워크를 연결한 형태로 진화하기 시작했었습니다. 이후 2000년대가 지나면서 정보화로 인한 데이터의 수요 및 공급이 많아졌고, 인터넷 기술의 발전으로 더욱 많은 데이터를 저장해야 하는 현재의 데이터센터 모습이 만들어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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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슈퍼컴퓨터 타이탄(TITAN)의 실제 모습(출처 : SK텔레콤)

오수현 TL 실제로 최근 데이터센터는 더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는데요. 대담에 앞서 직접 다녀왔던 데이터센터는 SK텔레콤의 인공지능 서비스인 에이닷(A.)을 구현하는 슈퍼컴퓨터, ‘타이탄(TITAN)이 설치된 곳이었잖아요. 이한주 대표님이 말씀해 주신 서버실이나 전산실 개념을 넘어 인공지능 구현을 위한 슈퍼컴퓨터 역시도 데이터센터의 범주에 속한다고 생각하니, 데이터센터의 역할이 정말 다양해진 것 같아요.

이한주 대표 그렇습니다.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가 등장하는 것 역시 이러한 흐름에서 비롯됐다고 할 수 있어요. 훨씬 더 많은 데이터를 더 빠르게 처리해야 하는 하드웨어들이 필요해졌고, 이 하드웨어들의 안정성을 위해 더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해진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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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라 TL 덕분에 데이터센터의 구성요소도 변화하고 있는데요. 과거에는 통신을 위한 TCP/IP*나 SNMP* 장비 중심에서 현재는 서버실 등 통신장비를 비롯해 컴퓨팅 시스템, 저장 장치(Storage) 등이 복합적으로 구축돼 있습니다. 데이터센터가 더 다양한 곳에서 활용되면서 데이터센터의 구성요소 역시 변화하고 있는 것이죠.

* TCP(Transmission Control Protocol) / IP(Internet Protocol) : 서로 다른 시스템을 가진 컴퓨터들을 서로 연결하고, 데이터를 전송하는 데 사용하는 통신 프로토콜의 집합
* SNMP(Simple Network Management Protocol, 간이 망 관리 프로토콜) : 네트워크상의 장비로부터 정보를 수집 및 관리하고 수정할 수 있는 프로토콜. SNMP를 사용하는 대표 장비는 라우터, 스위치, 서버, 프린터, CCTV 등이 있다.

데이터센터도 빌려 쓴다고요?” 다양해지는 데이터센터 운영 방식

이한주 대표 데이터센터를 필요로 하는 분야가 훨씬 많아지면서, 데이터센터의 역할도 더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데이터센터의 운영 방식도 조금씩 변화하고 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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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이터센터의 운영 방식에 관해 설명하는 이의상 TL(가장 왼쪽)

이의상 TL 네. 맞습니다. 데이터센터의 운영 방식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엔터프라이즈(Enterprise) 데이터센터*’와 ‘코로케이션(Co-Location) 데이터센터*’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흔히 네이버나 카카오 등 국내 주요 IT 기업들이 자사의 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해 구축한 데이터센터나 시중 은행 등에서 안정적인 인터넷 뱅킹을 지원하기 위해 구축한 금융권 데이터센터 등이 엔터프라이즈 데이터센터로 분류되고 있죠.

* 엔터프라이즈(Enterprise) 데이터센터 : 기업이나 특정 기관 등이 자체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구축한 자사용 데이터센터
* 코로케이션(Co-Location) 데이터센터 : 여러 회사의 서버를 한 곳에 모아 데이터센터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서비스에 목적을 둔 상업용 데이터센터

코로케이션 데이터센터의 경우, 잘 구축된 데이터센터를 빌려주는 개념인데요. 데이터센터의 물리적인 공간과 서버, 컴퓨팅 재원 등을 다른 기업 등 사용자에게 일정 비용을 받고 원하는 만큼 빌려주는 것입니다. 서버 등 재원을 빌려 쓴다는 점에서 앞에서 얘기했던 클라우드 서비스, 그중에서도 IaaS[관련기사]와 유사한 점이 있지만, 실제 물리적인 공간과 재원을 빌려주는 코로케이션 데이터센터와 가상 서버를 빌려주는 클라우드와는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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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라 TL 사용자 입장에서 코로케이션 데이터센터를 이용할 경우 유리한 점은 무엇이 있을까요?

정이현 TL 별도의 데이터센터를 구축하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관리하기 위해선 큰 비용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데요. 결국, 코로케이션 데이터센터를 구축해 비용 절감 등의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기업(사용자)들은 이를 임대해 운용하는 방식으로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의상 TL 데이터센터는 단순히 서버나 컴퓨터만 설치한다고 운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코로케이션 데이터센터가 더욱 주목받고 있는 것이겠죠.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냉방 시설을 비롯해 화재 예방을 위한 안전 시설, 데이터 백업을 위한 백업 시설 등 정말 많은 것들이 필요하잖아요. 실제로 저희가 오늘 둘러봤던 슈퍼컴퓨터 타이탄이 설치된 데이터센터를 떠올려 봐도 단순히 GPU가 설치된 컴퓨터만 있었던 것이 아니라 수많은 장비가 설치돼 있었거든요.

스타트업과 같은 영세한 기업들은 이러한 다양한 시설을 구축하는데 큰 부담이 있을 것입니다. 만약 자체적으로 데이터센터를 구축했다고 하더라도, 서버를 증설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막대한 비용이 또다시 필요해지겠죠. 반면에 코로케이션 데이터센터를 이용할 경우, 필요한 만큼의 재원만 임대하면 되기 때문에 보다 경제적인 데이터센터 운영이 가능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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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이터센터에 대한 이야기를 정리하며, 데이터센터에 적용되는 반도체에 대해 SK하이닉스 구성원들에게 질문하는 이한주 대표

이한주 대표 경제성과 효율성을 따져봤을 때, 코로케이션 데이터센터의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결국 코로케이션 데이터센터와 거대 IT 기업들의 엔터프라이즈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가 더욱 늘어나면, SK하이닉스와 같은 반도체 기업에는 아주 긍정적일 것 같아요. 데이터센터에는 수많은 반도체가 필요하니까요. 그렇다면 데이터센터에 어떤 반도체들이 필요할지 궁금해지는데요. 데이터센터에 적용되는 반도체는 무엇이 있는지, 함께 이야기 나눠 볼까요?

지금까지 클라우드 서비스를 비롯해 인공지능 등 IT의 필수 인프라로 여겨지는 데이터센터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4차 산업이 고도화됨에 따라 데이터센터의 운영방식이 더욱 다양해졌으며, 이러한 변화는 더욱 많은 기업이 쉽게 데이터센터 이용할 수 있게 만들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음 편에서는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반도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볼 예정이다. 이한주 대표와 SK하이닉스의 미래를 위한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그리고 반도체에 대한 이야기는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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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시선, 최고가 최고를 만나다 with 이한주 대표]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인프라,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그리고 반도체 (1/5) /thirds-eyes-leehanjoo-1/ /thirds-eyes-leehanjoo-1/#respond Tue, 04 Apr 2023 15:00:00 +0000 http://localhost:8080/thirds-eyes-leehanjoo-1/ 제3시선, 최고가 최고를 만나다
‘제3시선, 최고가 최고를 만나다’는 최고의 ICT 업계 전문가들이 서로의 분야에서 공통의 주제를 이야기하며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을 넓혀가는 연재 콘텐츠입니다. ICT 분야의 최고 전문가와 최고의 ICT 기술을 만들어 내는 SK하이닉스 구성원 간의 만남을 통해 기존 인터뷰 콘텐츠에서 볼 수 없었던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습니다.

이번 시리즈는 클라우드 전문 기업 ‘베스핀글로벌’의 이한주 대표와 SK하이닉스 구성원(오수현 TL, 이세라 TL, 이의상 TL, 정이현 TL)들이 만나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인프라가 될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그리고 반도체’를 주제로 나눈 대담을 총 5편에 걸쳐 다룰 예정입니다.

1편에서는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의 중요성, 글로벌 주요 기업들의 클라우드 구축 현황, 그리고 점점 성장하고 있는 클라우드 컴퓨팅의 시장 현황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4차 산업의 핵심 인프라인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에 대한 본격적인 이야기,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반도체를 알기 위한 특별한 대담

“지금은 개인의 모든 일상과 삶이 데이터로 저장된다. 그리고 저장된 데이터는 새로운 의미로 생성되어 우리의 일상에 스며들며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또 다른 삶을 제공한다.”

DT(Digital Transformation)로 불리는 디지털 전환은 우리에게 피할 수 없는 파도와 같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은 정보를 비롯해 우리의 모든 일상과 삶을 데이터로 바꾸었고, 이런 데이터는 다시 우리의 일상을 변화시키는 거대한 매개체가 되고 있다.

데이터를 얼마나 잘 활용할 수 있는지가 경쟁력이 되는 요즘, 더욱 주목받는 분야가 있다. 정보통신기술(ICT)과 4차 산업혁명의 인프라로 불리는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컴퓨팅(이하 클라우드)이 그것이다.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는 어떤 역할을 하기에 ICT와 4차 산업혁명의 인프라로 불리는 것일까?

뉴스룸은 이를 더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클라우드 전문기업 이한주 베스핀글로벌 대표와 데이터센터에 사용되는 다양한 반도체를 개발하고 생산하는 SK하이닉스 구성원들의 대담을 마련했다.

이한주 대표 안녕하세요. 베스핀글로벌의 이한주 대표입니다. 먼저 제가 속해있는 베스핀글로벌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 드리면, 저희는 ‘클라우드를 클라우드답게’ 쓰는 것을 목표로 종합적인 멀티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클라우드 전문 기업입니다. 클라우드 전문가로서 이 자리에 참여한 만큼 여러분께 클라우드와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들 전해드리고, SK하이닉스 구성원분들을 통해 그동안 제가 잘 알지 못했던 반도체에 대해서도 더욱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이의상 TL 안녕하세요. SK하이닉스 Datacenter Memory 기획 이의상TL입니다. ICT의 미래를 구축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하는 클라우드와 데이터센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에 이렇게 함께 할 수 있어서 정말 기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제가 담당하는 DDR5 및 MCR DIMM과 같은 메모리 반도체들이 데이터센터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이야기하고 다른 분야에 대한 이야기들도 충분히 들을 수 있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MCR DIMM 자세히 알아보기]

오수현 TL SK하이닉스 HBM Design 오수현 TL입니다. HBM은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로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처리해야 하는 데이터센터에서 적극 사용되고 있는 제품인데요. 실제로 SK하이닉스에서 생산하고 있는 제품이 어디에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 자랑하고 싶은 마음에 벌써 설레네요! [HBM3 자세히 알아보기]

이세라 TL 안녕하세요. DDR5 Computing DRAM Server 제품개발과 실장 평가, 불량 분석 등의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이세라 TL입니다. 다양한 분야의 구성원들과 업계 최고의 전문가와 함께하는 오늘 대담이 큰 기대가 되는데요. 오늘 대담을 통해 다양한 의견들과 새로운 정보들을 듣고 배워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정이현 TL 저는 SSD제품기획 정이현 TL입니다. 저만 유일하게 D램이 아닌 낸드(NAND)의 세계에서 온 것 같은데요. 낸드 세계의 대표라 생각하고 적극적으로 대담에 임하겠습니다. 최근에는 엄청난 양의 데이터들이 쏟아지는 만큼 데이터센터를 비롯해 클라우드 분야에서도 낸드 플래시(NAND Flash)와 같은 비휘발성 메모리 반도체의 역할도 점차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다양한 분야에서 낸드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자세히 설명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데이터센터 시설을 살펴보면서 정보의 양에 대해 설명하는 이한주 대표와 SK하이닉스 구성원들 (우측부터 이한주 대표, 이의상 TL, 이세라 TL, 정이현 TL, 오수현 TL)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인프라, 클라우드

이한주 대표 각 분야 전문가께서 참석해 주셨네요. 오늘 우리가 이 자리에 모인 이유는 최근 가속화되는 디지털 전환에 맞춰 더욱 중요해지고 있는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야기하고자 함인데요. 최근 세계적인 트렌드를 살펴보면 클라우드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데이터센터 또한 빠르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오늘의 이 대담이 많은 분께 큰 도움이 됐으면 좋겠네요.

이의상 TL 저 역시 같은 생각입니다. 클라우드 시장의 경우, 2021년 시장조사기관 프레시던스 리서치는 이미 22년 4,460억 달러(한화 약 586조 원)의 규모를 형성했으며, 올해에는 약 20% 성장한 5,240억 달러 수준의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했는데요. 최근 챗GPT와 같은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 기술 발전이 주목받으며 클라우드와 데이터센터의 시장이 더욱 확장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것이죠.

이세라 TL 덧붙이자면, 클라우드 시장 규모는 매년 평균 17% 이상 성장해 2030년에는 1조 6,140억 달러(한화 약 2,090조 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클라우드 시장은 우리 SK하이닉스와 같은 반도체 기업들에는 매우 중요한 시장인데요. 클라우드 시장이 이처럼 높은 성장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 글로벌 클라우드 시장 규모 전망치(출처 : 프레시던스 리서치)

이한주 대표 클라우드가 무엇인지를 먼저 살펴보면 좋을 것 같아요. 우리가 흔히 클라우드에 대해 디지털 세상의 인프라라고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는 우리가 디지털 세상에서 데이터를 가지고 행하는 대부분의 일들이 클라우드 위에서 이뤄지기 때문입니다.

오수현 TL 사실 많은 사람은 클라우드에 대해 외장 하드디스크처럼 온라인상에 존재하는 데이터 저장소로만 인식하고 있잖아요. 실제로 대중에게 많이 알려진 클라우드 서비스 역시 데이터 저장소의 역할이었고요. 이런 클라우드가 어떻게 디지털 세상의 인프라가 됐을까요?

이한주 대표 사실 클라우드 서비스는 그 종류도 굉장히 다양하며, 광범위하게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습니다. 우리가 최근 아주 많이 사용하고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생각해볼까요? 유튜브나 넷플릭스와 같이 온라인 스트리밍을 기반으로 하는 OTT 서비스*는 세계적으로 아주 많은 사람이 이용하고 있죠. 이러한 OTT 서비스 역시 클라우드에 기반해 서비스되고 있습니다. OTT 서비스뿐 아니라 최근 화제가 됐던 챗GPT와 같은 인공지능, 로블록스와 같은 게임 등도 클라우드 위에서 구현되고 있죠.

* OTT(Over The Top) 서비스 : Over The Top media service. 인터넷망을 통해 영상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

정이현 TL 넷플릭스의 경우 클라우드 서비스를 설명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비즈니스 모델이기도 하잖아요. 이미 지난 2016년 클라우드 마이그레이션*을 모두 완료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넷플릭스가 클라우드로 완전히 전환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 마이그레이션(Migration) : 하나의 운영환경으로부터 더 나은 운영환경으로 옮겨가는 과정을 뜻함

▲ 넷플릭스의 클라우드 마이그레이션이 시장에 주는 의미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 있는 이한주 대표와 SK하이닉스 구성원들

이한주 대표 넷플릭스의 경우 지난 2008년, 데이터베이스 손실로 인한 서비스 지연 문제가 결정적인 원인이기는 했지만, 현재 전 세계 190여 국가에 서비스될 정도로 규모가 커진 것은 결국 클라우드 마이그레이션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넷플릭스는 클라우스 서비스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아마존 웹 서비스(AWS, Amazon Web Services / 점유율 32%, 2022년 4분기 기준)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는데요. 전 세계 어디서든 수억 명의 사람들에게 원활한 콘텐츠 전송이 가능한 것도 클라우드 덕분이죠. 잘 구축된 데이터센터에서 원하는 만큼의 컴퓨팅 재원을 사용하고, 더 많은 재원이 필요하다면 유연하게 늘리고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전 세계에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는 것입니다.

만약 넷플릭스가 자체적으로 데이터센터 등을 구축해 서비스하고자 했다면 지금의 세계적인 서비스가 어려웠거나, 천문학적인 비용이 필요했을 것입니다.

이의상 TL 그렇군요. 넷플릭스는 클라우드를 활용한 비즈니스의 대표 사례이지만, 클라우드는 더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는데요. 이와 관련해 클라우드가 어떤 분야에서까지 사용될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이한주 대표 ICT 전 분야에서 클라우드가 활용되고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혹자는 4차 산업혁명을 통해 클라우드가 더욱 확장될 것이라고 이야기하기도 하지만, 저는 클라우드의 확장이 4차 산업혁명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될 것으 생각합니다. 클라우드를 통해 ICT 인프라 활용이 유연해지면서 데이터에 대한 수집, 저장, 분석이 아주 쉬워졌는데요. 데이터가 곧 자산이 되는 시대에서 더욱 쉽게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클라우드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될 것입니다.

미래 핵심 산업이라고 불리는 인공지능 역시 클라우드 기반으로 서비스될 것이고, 방대한 양의 교통 데이터를 수집해야 하는 자율주행 역시 마찬가지죠. 만약 클라우드 없이 인공지능이나 자율주행 기술을 구현하려고 한다면, 우리는 상상할 수도 없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우리의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그리고 자동차에 입력하고 연산해야 하는데요. 이렇게 진행할 경우 우리가 원하는 수준의 인공지능이나 자율주행을 구현하기엔 현실적으로 어렵겠죠. 결국, 우리의 미래를 변화시킬 수많은 기술은 클라우드를 통해 구현되고, 서비스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는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

용도와 목적에 따라, 다르게 사용하는 ‘클라우드’

오수현 TL 앞에서 이한주 대표님께서 클라우드의 종류가 다양하다고 말씀해주셨는데요. 클라우드의 종류, 어떻게 구분돼 있고 어떤 차이점이 있는 것인가요?

이한주 대표 클라우드의 종류도 여러 개로 구분할 수 있고 클라우드 공급자 역시 조금씩은 다른 점이 있는데요. 클라우드의 종류를 살펴보기에 앞서 클라우드 공급자는 어떻게 구분되고 있는지 먼저 살펴보면 좋을 것 같아요.

먼저 세계적인 클라우드 공급자인 아마존이나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알리바바, 텐센트와 같이 초거대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보유하고 있는 공급자들을 CSP(Cloud Service Provider)라고 부르는데요. 이들은 수십조 원의 비용을 투자하며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구축하는 공급자입니다. 아마존의 클라우드 서비스인 AWS만 해도 전 세계 31개 지역에서 99개의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고 있는데요. 데이터센터 하나의 평균 면적이 1만 5,000m²로 잠실 올림픽주경기장 크기의 2배에 달할 정도며, 하나의 데이터센터당 약 5만~8만 대의 서버 컴퓨터가 설치돼 있습니다.

그리고 베스핀글로벌과 같이 클라우드 컨설팅이나 시스템 구축, 사후 서비스 등 클라우드 전문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급자들을 MSP(Managed Service Provider)라고 부릅니다. CSP가 운영하는 초거대 데이터센터를 보유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기업들이 클라우드를 이용하기에 앞서 겪는 많은 고민을 해결해주고, 최적의 조건으로 클라우드를 이용할 수 있도록 컨설팅해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죠.

▲ 공급자에 따라 제공되는 서비스가 다른 클라우드 서비스에 대해 말하고 있는 이세라 TL(가장 오른쪽)

이세라 TL 공급자에 따라 제공하는 서비스도 다르다는 말씀이신 것 같은데요. 저 역시 클라우드 서비스가 IaaS, PaaS, SaaS, 등으로 구분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각각 서비스들에 대해 알기 쉽게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이한주 대표 가장 먼저 IaaS(Infra as a Service)는 이름 그대로 인프라를 서비스하는 형태인데요. 앞서 저희가 얘기 나눴던 AWS의 데이터센터 등 인프라를 넷플릭스가 이용하고 있는 것이 바로 IaaS입니다. PaaS(Platform as a Service)의 경우 애플리케이션 구축, 개발, 배포 등에 필요한 요소들이 표준화된 ‘플랫폼’ 자체를 클라우드 형태로 제공하는 서비스입니다. 기업들은 개발을 위해 필요한 도구와 환경이 구축된 플랫폼을 통해 개발하기 때문에 개발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PaaS 제공 사례로는 구글 앱 엔진, 오라클 등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SaaS(Software as a Service)는 소프트웨어를 클라우드 형태로 이용하는 서비스인데요. 저희 베스핀글로벌이 제공하고 있는 서비스이기도 합니다. 클라우드 기반 소프트웨어이기 때문에 컴퓨터에 프로그램을 설치하지 않아도 인터넷만 연결돼 있으면 언제 어디서나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MS오피스365, 어도비, 세일즈포스 등이 대표적입니다. 지금 설명한 서비스는 세 가지였지만, 이외에도 더욱 다양한 형태의 서비스들이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수많은 종류가 등장하겠죠.

성장하는 클라우드, 거대해지는 데이터센터

정이현 TL 더욱 다양한 종류의 클라우드 서비스가 등장한다는 것은 아무래도, 클라우드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기 때문이겠죠? 클라우드가 지금보다 더 넓은 영역에서 활용된다면 결국 더욱 많은 인프라, 즉 데이터센터가 만들어져야 할 텐데요. 실제로 클라우드 시장이 커질수록 전 세계적으로 데이터센터의 수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잖아요. 대표님은 클라우드 시장의 성장과 데이터센터의 확장에 대해서 어떻게 전망하고 계신지요?

이한주 대표 모두 아시는 것처럼, 데이터센터가 새로운 시설은 아니잖아요. 지금처럼 클라우드가 사용되기 전에도 우리는 데이터센터를 사용해왔습니다. 기본적으로 데이터센터는 데이터를 저장하는 서버가 모여있는 곳을 의미하는데요. 데이터센터는 일반적인 기업의 작은 전산실에도 있었고 건물 전체를 사용하는 데이터센터도 있었습니다. 흔히 온-프레미스(On-Premise)라고 부르죠. 이는 클라우드 서비스가 나오기 전 대부분의 기업이 사용해오던 인프라 구축 방법이었습니다.

하지만 클라우드가 등장한 이후, 우리는 거대한 변화를 목격했는데요. 아마존이나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의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제공 기업들은 자사의 클라우드를 더욱 원활하게 서비스하기 위해 수십만 대의 서버 컴퓨터를 보유한 초거대(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움직임은 전 세계 모든 대륙에서 보이고 있는데요. 이러한 추세는 지속해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 국내 데이터센터 시장에 대해 언급하고 있는 이의상 TL과 경청하고 있는 이한주 대표와 구성원들

이의상 TL 저 역시 대표님의 의견에 공감하고 있습니다. 기존 빅3라고 불렸던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외에도 오라클, IBM 등 새로운 CSP(Cloud Service Provider)들이 등장하고 있으니까요. 이들 역시 초거대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국내의 네이버, KT, NHN 등도 최근 CSP 사업을 시작하며, 더 큰 규모의 데이터센터 구축에 힘을 쏟고 있죠.

이한주 대표 네 맞습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의 이 대담이 아주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데이터센터의 확장은 세계적인 트렌드이며, 데이터센터의 중요도가 높아질수록 결국 데이터센터를 구성하는 각각의 컴퓨터들과 그 컴퓨터에 적용된 반도체들의 중요도는 더욱 커질 테니까요. 그렇다면 이제부터 데이터센터를 구성하는 다양한 요소와 데이터센터 분야의 동향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해볼까요?

4차 산업혁명의 키포인트가 될 클라우드, 그리고 클라우드를 구현하기 위한 초거대 데이터센터, 1편을 통해 우리는 클라우드 서비스가 중요성과 종류, 그리고 데이터센터의 변화에 대해 알아봤다. 다음 편에서는 본격적으로 데이터센터에 대한 이야기를 다룰 예정이다. 이한주 대표와 SK하이닉스의 미래를 위한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그리고 반도체에 대한 이야기는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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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시선, 최고가 최고를 만나다 with 정지훈] 미래를 여는 인공지능, 인공지능을 만드는 반도체 EP.4 (4/4 – 완결편) /thirds-eyes-jeongjihoon-4/ /thirds-eyes-jeongjihoon-4/#respond Mon, 16 Jan 2023 15:00:00 +0000 http://localhost:8080/thirds-eyes-jeongjihoon-4/

제3시선, 최고가 최고를 만나다

 

‘제3시선, 최고가 최고를 만나다’는 최고의 ICT 업계 전문가들이 서로의 시선에서 공통의 주제를 이야기하며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을 넓혀가는 연재 콘텐츠입니다. ICT 분야의 최고 전문가와 최고의 ICT 기술을 만들어 내는 SK하이닉스 구성원 간의 만남. 기존 인터뷰 콘텐츠에서 볼 수 없었던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습니다.

 

이번 시리즈는 국내 최고의 인공지능 전문가인 정지훈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겸임교수와 SK하이닉스 구성원(권용기 PL, 김성재 PL, 류동일 TL, 주영표 부사장)들이 만나 미래를 변화시킬 인공지능 기술과 반도체를 주제로 총 4편으로 구성될 예정입니다.

 

지금까지 인공지능의 등장과 발전, 활용사례, 그리고 SK하이닉스의 인공지능 반도체에 대해 알아봤는데요. 이번 편은 정지훈 교수님과 함께하는 제3시선 마지막 편으로 지난 편에서 다루지 못한 이야기와 함께 다가올 인공지능 시대에 대한 간단한 전망을 나눠볼 계획입니다. SK하이닉스와 정지훈 교수가 나누는 인공지능과 인공지능 반도체에 관한 마지막 이야기,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으로 변화할 우리의 미래, 정지훈 교수와 대담에 참여한 SK하이닉스 구성원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지금까지 우리는 인공지능의 등장과 발전, 그리고 인공지능 반도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를 통해 현재 우리의 삶 다양한 곳에서 인공지능이 적용되고 있으며, 더욱 많은 곳에서 인공지능이 활용될 것이라는 전망을 할 수 있었다. 공상 과학이나 영화 속 이야기들이 점차 현실이 되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인공지능 산업 최전선에 있는 이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인공지능 전문가 정지훈 교수와의 마지막 대담에서는 인공지능 시대에 대비하는 SK하이닉스 구성원들의 이야기와 지난 콘텐츠에서 다루지 못했던 2022 SK 테크 서밋(이하 테크 서밋)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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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크 서밋에서도 인공지능은 핵심 비즈니스로 각광받았다.

인공지능을 위한 프로세서, NPU

정지훈 교수 지금까지 인공지능에 대한 많은 이야기들을 나눴는데요. 2022 SK 테크 서밋(이하 테크 서밋)은 SK하이닉스와 SK그룹이 다가올 인공지능 시대를 어떻게 대비하고 있는지 살펴볼 수 있는 좋은 자리였던 것 같습니다.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새로운 기술들을 이해하기 쉽게 전시한 것 역시 아주 인상적이었습니다.

앞에서 설명해주신 SK하이닉스의 인공지능 반도체(PIM, iCIS, HBM3, CMS-CXL)를 비롯해 SK그룹에서 준비하고 있는 다양한 인공지능 비즈니스들을 보면서 ‘SK그룹이 정말 인공지능에 진심이구나’라는 것을 느끼기도 했는데요. SK에서 준비하고 있는 인공지능 관련 비즈니스 중 앞에서 다루지 못했던 인공지능 비즈니스에 관해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김성재 PL 네. 저희 SK하이닉스는 인공지능에 대해 다양하게 접근하고 있지만, 저는 국내 인공지능 분야에서 선두에 있는 사피온*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테크 서밋 전시에서도 살펴봤지만, 사피온 칩은 SK텔레콤과 SK스퀘어 그리고 SK하이닉스가 협력을 통해 개발한 국내 최초의 NPU* 인공지능 반도체인데요. 지난 2020년 11월, 국내 최초로 개발한 인공지능(AI) 반도체 상용제품인 ‘SAPEON X220’을 출시했습니다.

* 사피온(Sapeon): 국내 최초의 데이터센터용 비메모리 반도체 ‘사피온 칩’을 개발한 기업. ‘사피온 칩’은 SK텔레콤이 SK스퀘어, SK하이닉스와 함께 ‘SK ICT 연합’을 구성해 개발에 성공했다.
* NPU(Neural Processing Unit): 신경망처리장치로, 머신러닝 구동에 최적화된 프로세서. 소프트웨어를 통해 인공신경망을 만들어 학습해야 하는 GPU와 달리 하드웨어 칩 단위에서 인공신경망을 구현하고자 했다는 특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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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지훈 교수와 SK하이닉스 구성원들이 국내 최초 인공지능 반도체 사피온 부스에서 데이터 처리방식에 있어 CPU, GPU와의 차이점에 관해 이야기 나누고 있다.

정지훈 교수 테크 서밋 전시 부스에서도 사피온에 관한 설명을 한참 들었던 기억이 나네요. 국내 최초의 NPU라는 점이 아주 인상적이었는데요.

김성재 PL인공지능을 위한 프로세서인 ‘NPU’에 대해 조금만 더 설명해 드리자면. 먼저 기계, 혹은 컴퓨터의 연산 처리 장치를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보통 연산 처리 장치를 떠올리면 PC에 사용되는 CPU(중앙처리장치, Central Processing Unit)가 가장 먼저 생각나겠죠. 그리고 최근 비약적인 성능향상을 보여주며 인공지능 등 다양한 곳에서 활용되고 있는 GPU*도 떠오를 것 같아요. 다만, 한 가지 유념할 점은 GPU는 인공지능을 위한 반도체는 아니에요. 행렬 연산에서 CPU보다 유리하기 때문에 많이 사용돼 왔던 것이죠.

NPU는 GPU보다 더 빠르게 더 많은 데이터를 연산할 수 있는 진짜 ‘인공지능 반도체’입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NPU는 사람의 신경망을 본떠 인공 신경망을 구현하고자 한 프로세서거든요. 현재 사피온에서 개발한 SAPEON X220은 인공지능 환경에 최적화된 프로세서로 GPU와 비교하면 혁신적인 성능 향상을 이뤄냈습니다.

* GPU(Graphics Processing Unit) : 초기 GPU는 단순히 CPU의 연산 결과를 그림이나 글자 신호 등으로 변환해 송출하는 보조 부품으로 인식됐지만, 3D(3차원) 게임이 등장하면서부터 3D 그래픽의 전용 프로세서로 개발됐다. 더 빠르고 더 많은 3D 구현을 목적으로 병렬방식의 데이터 처리 성능이 향상되면서 지금은 그래픽 구현을 넘어 더 넓은 영역에서 활용되고 있다.

류동일 TL 실제로 지난 2022년 9월, 글로벌 인공지능 반도체 성능 테스트인 MLPerf(엠엘퍼프)에서 SAPEON X220은 비슷한 스펙의 GPU와 비교해 뛰어난 성능을 선보였는데요. 데이터센터 추론 벤치마크에서 GPU 대비 2.3배 이상 높은 성능을 기록했습니다. 성능뿐만 아니라 전력 효율성에서도 2배 넘는 효율을 보이면서 차세대 인공지능 반도체로서 존재감을 확실하게 드러냈죠.

정지훈 교수 앞서 이야기 나눴던 HBM3나 GDDR6-AiM과 같은 메모리 기반의 인공지능 반도체뿐만 아니라 프로세서 분야에서도 사피온과 SK하이닉스가 확실한 두각을 보이는 것이군요. 인공지능 반도체와 관련해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할 SK하이닉스의 모습을 기대해 보겠습니다.

인공지능 시대 이끌어갈 SK하이닉스

정지훈 교수 마지막으로 이번 대담에 참여해주신 여러분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좋을 것 같은데요. 앞서 많은 이야기들을 해주셨지만, 각자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나누면서 이번 대담을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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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영표 부사장 보통 인공지능 관련 연구개발을 하고 있다고 하면, 일부만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예를 들면, 특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인공지능 개발, 기존에 나와 있는 인공지능의 성능 향상을 위한 솔루션 개발, 아니면 인공지능 알고리즘 그 자체를 연구하는 경우 정도로 국한하는 것이 일반적이죠. 이러한 접근방식으로 인해 우리는 결국 알고리즘이나 연산 장치에만 집중하게 되는데요. 실제로 인공지능을 위한 알고리즘과 연산 장치는 최근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고요.

저는 우리가 더 넓은 범위에서 인공지능을 바라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쪽으로만 치우친 발전은 결국 시스템의 균형을 무너뜨릴 위험이 있기 때문이에요. GPU가 쉬지 않고 연산할 수 있도록 쉬지 않고 데이터를 넣어줄 수 있는 주변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데이터처리의 중요도가 높아지는 만큼 메모리 반도체의 발전 역시 중요해지겠죠. DRAM 메모리 반도체를 비롯해 NAND 메모리에서 절대 강점을 가지고 있는 우리 SK하이닉스는 인공지능 시대에 아주 큰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정지훈 교수 맞습니다. 더욱 뛰어난 인공지능을 위해선 보다 높은 품질의 많은 데이터가 필요하니까요. 수없이 많은 데이터를 처리하기 위해서 결국 메모리 반도체의 발전은 필수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인공지능 시대는 SK하이닉스에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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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동일 TL 저는 아직 주니어로서 다가올 인공지능 시대에 대해서도, SK하이닉스에서 제가 해내야 할 일에 대해서도 기대감이 아주 큽니다. 개인적인 목표나 바람에 대해서 말씀드리자면, 우리가 앞으로 직면하게 될 많은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인공지능이 활용되는 사례가 많아지길 기대하고 그 안에서 제 역량을 십분 발휘하고 싶습니다.

SK하이닉스의 구성원으로 당연히 우월한 성능의 제품 개발과 양산이 주된 목표이지만, 더 나아가 저희가 개발하고 있는 제품들이 더욱 다양한 곳에 활용되며 인공지능 시대를 여는 데 이바지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현재 저희가 개발하고 있는 iCIS* 역시 인공지능을 더 넓은 영역에서 활용할 수 있게 하는 대표적인 사례가 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 iCIS(intelligent CMOS Image Sensor) : 카메라 센서인 CIS에 인공지능 기능을 도입한 차세대 CIS 제품

정지훈 교수 인공지능의 상용화를 생각해본다면 새로운 인공지능 반도체의 개발이 중요한 쟁점이 되겠네요.

류동일 TL 맞습니다. 저 역시 인공지능 상용화 관점에서 접근했을 때 가장 관심이 많은 분야 중 하나가 경량화된 인공지능이거든요. 별도의 연산 장치나 클라우드 등을 거치지 않고 디바이스 레벨에서 자유롭게 인공지능 연산이 가능한 모델이 더욱 많아져야 인공지능의 상용화도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권용기 PL 앞으로 다가올 인공지능 시대를 준비하기 위해 저희가GDDR6-AiM을 개발했듯 다양한 분야에서 인공지능 시대에 대비하고자 하는 노력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물론 정부 차원에서도 인공지능 시대를 준비하기 위한 다양한 지원 사업*들을 진행하고 있으며, 학계에서도 뉴로모픽 반도체*나 CIM(Computation in Memory)과 같은 다양한 연구들이 활발히 이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저희가 샘플 개발에 성공한 GDDR6-AiM의 경우, 개발에 성공한 것 자체로 인공지능 시대를 위한 ‘큰’ 첫 발걸음으로 분명한 의미가 있지만, 아직은 시작 단계이므로 앞으로 할 일이 더욱 많다는 점은 분명할 것입니다. 우리가 개발한 지능형 반도체를 중심으로 변화할 컴퓨팅 패러다임과 완전히 새로워질 인공지능 시대를 만들어 나갈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 정부는 인공지능 산업 육성을 위해 ▲차세대 지능형 반도체 사업단 조직 운영  ▲2029년까지 1조 원 규모의 사업비 투자 및 PIM 인공지능 반도체 사업단 운영 ▲2028년까지 4천억 원 규모의 사업비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 뉴로모픽 반도체 : 인간의 뇌 구조를 모방해 만든 반도체 칩으로 대용량 데이터를 병렬 처리해 적은 전력으로도 복잡한 연산, 추론, 학습 등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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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재 PL 저는 이번 대담을 통해 느낀 점을 말씀드리고 싶은데요. 테크 서밋도 느꼈지만, 이렇게 다양한 부문의 구성원들과 만나 이야기해보니 우리 SK하이닉스가 정말 다양한 측면에서 인공지능을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사실 저희가 인공지능 관련 업무를 진행한다고 해도 하드웨어 부문에서 어떤 형태로 인공지능 비즈니스에 접근하고 있는지, 그리고 우리가 하는 일들과 어떤 협업 포인트를 찾을 수 있을지 잘 몰랐거든요.

이번 대담과 테크 서밋을 통해 정말 다양한 측면에서 다른 팀과 협업할 수 있고, 논의할 수 있겠다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이후에도 다른 팀들과의 다양한 교류를 통해 더 나은 기술을 개발해 인공지능 시대를 여는 데 이바지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정지훈 교수 저 역시 이러한 점을 인상 깊게 봤는데요. 다양한 분야에서 인공지능을 준비할 뿐만 아니라 부서 간 연계가 필요한 프로젝트들도 상당수 있었던 것 같아요. 특히 사피온처럼 SK그룹 내 계열사 간의 협업도 활발히 이뤄지고 실제로 성과도 보이는 것도 아주 놀라웠습니다.

특히, 개발단계에서 성과를 보이는 것에 더불어 상용화 단계까지 진입하고 있다는 점을 보면서 SK하이닉스를 종합 반도체 기업을 넘어 종합 인공지능 기업이라고 불러도 되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인공지능 시대를 선도하는 대표 기업으로 SK하이닉스가 우뚝 섰으면 좋겠습니다. 이상, 대담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제3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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